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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이상은 못 버팁니다” 동네 휴대폰 사장님 하소연 [IT선빵!]
[사진=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더 이상은 못 버팁니다. 아이폰12도, 갤럭시S21도 소용이 없어요. 15년 넘게 운영한 가게인데 그냥 접어야 할 것 같아요.”

서울 강서구에서 15년 넘게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 중인 A씨. 마주칠 때마다 한숨이 깊어진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매출이 감소한 지는 이미 오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버티고 또 버텼다. A씨는 “아이폰12가 나오면 나아질까, 갤럭시S21이 나오면 나아질까 기다렸지만 변화는 없었다”며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그것도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동네 휴대폰 판매점이 고사 상태다. 15년 넘게 운영해 온 ‘베테랑’들도 견디기 힘들 정도다. 스마트폰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 자급제 열풍, 온라인·무인 매장 등 비대면 수요 증가로 앞으로도 암담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이전 2만 여 곳에 달했던 휴대폰 판매점은 현재 1만 2000개 안팎으로 감소했다.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곳이나 폐업하고도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곳을 고려하면 감소세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지영 기자]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5G 교체 수요로 인한 성장이 기대됐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전년 대비 11% 성장하며 19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동네 판매점들의 기대는 크지 않다. 자급제와 비대면 유통 채널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자급제 스마트폰이란 자급제폰이란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제조사 홈페이지, 오프라인 유통채널,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구입 후 약정 기간 없이 통신사와 요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 6.89%이던 자급제폰 이용자는, 지난해 7월 9.54%까지 늘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1의 사전예약 판매에서 자급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안팎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전작 갤럭시S20의 자급제 비중이 10% 수준이었다.

LG유플러스 무인 매장 언택트스토어 [LG유플러스 제공]

온라인을 통한 개통도 크게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 공식 온라인몰,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휴대폰 구매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하루 안에 배달되는 ‘즉시 배송’이 활성화되면서, 굳이 오프라인 판매점을 찾을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이통사도 비대면 유통채널 확장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종로에 무인 매장을 열었다. 요금제 변경, 요금 납부 뿐 아니라 번호 이동, 기기 변경까지 가능하다. 휴대폰 비교에서 개통, 기기 수령까지 ‘사람’이 필요없다. SK텔레콤과 KT도 각각 T팩토리, KT 셀프라운지 등 무인매장을 내놓았다.

오프라인 구매 수요는 휴대폰 집단 상가와 온·오프라인 특수채널로 몰리고 있다. 특수 채널은 SNS를 통해 홍보한 뒤 내방을 유도하는 판매점이다. 이들은 공시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의 15% 이내) 외에 ‘불법 보조금’을 미끼로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 A씨는 “오프라인 구매자들은 보조금을 주는 특수 채널로 몰린다”며 “정해진 지원금 규모 안에서 판매하는 동네 판매점은 박리다매로 이익을 취하는 특수 채널과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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