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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한국형 전투기(KF-X), 전 세계로 비상하려면

‘국산 첨단 전투기 1호기’가 오는 4월 출고된다. 2016년 개발을 시작한 지 5년4개월 만의 쾌거다. ‘KF-X(한국형 전투기)’ 개발은 기체 조립 수준을 뛰어넘어 항전장비 등 핵심 부품을 국내 생산해 소프트웨어까지 스스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또다시 진일보했다는 증거가 된다.

국제적으로 항공산업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으며 전투기는 그 극한에 있다. 대한민국은 국제 군용기시장에 진입한 지 불과 20년 만에 7개국에 국산 군용기 148대를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도움보다는 제약이 많았던 인도네시아와 굳이 공동 개발을 추진했던 것도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미국 시장분석기관 틸그룹(Teal Group)은 KF-X 전력화 시기인 오는 2026년 이후 25년간 전 세계 4000여대의 전투기 수요를 예측했다. 또한 우리 공군 납품분을 제외하더라도 공동 개발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300~600대가량 수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형 전투기 수출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전 세계 전투기시장에서 ‘F-35’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나머지 시장을 기존 레거시 전투기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F-35가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예측은 성능과 가격경쟁력에 있다. 미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개발사의 비용절감으로 기체 가격뿐만 아니라 유지운용비용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KF-X’도 성공하려면 성능에 더해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는 제작업체가 각고의 노력을 함은 물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다.

애초에 KF-X가 오랜 진통 끝에 국내 개발이 추진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경쟁력 높은 유지보수비용이었다. KF-X는 엔진과 무장 등 국외 도입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에서 만들어져, 65%의 국산화율을 달성할 예정이다. 게다가 첨단 항전장비까지 국산화해 수출경쟁력은 한층 높아졌다. 국내 개발인 만큼 부품도 쉽게 구하고 운용유지비도 낮아진다. 결국 KF-X의 경쟁력은 기체 가격뿐만 아니라 ‘F-35A’나 ‘F-16’에 비해 낮은 운용유지비를 달성할 때 가능해질 것이다.

각국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도 핵심이다. 최근에는 전투기를 리스하는 사례도 있어 체코와 헝가리는 스웨덴의 그리핀 전투기를 리스로 운용 중이다. 리스는 전통적 개념의 수출은 아니지만 고가의 전투기 구매가 부담스러운 국가에는 좋은 대안이 된다. 또한 ‘KT-1’이나 ‘T-50’을 도입한 인도네시아, 이라크 등이나 미국산 전투기 구매가 여의치 않은 국가들은 훌륭한 잠재 고객이다. 판매든, 리스든 사용국을 늘리는 노력이 핵심이다.

무엇보다도 KF-X는 내부무장창 등 일부 추가 개발을 더하면 진정한 스텔스 전투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정부 주도로 관련 기술을 추가로 개발하고 기존 생산 기체를 업그레이드한다면 우리 공군의 모든 차기 전투기를 스텔스기로 완성할 수 있다. KF-X가 오는 2030~2040년 이후 세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있는 스텔스 전투기로 태어나게 하려면 바로 지금부터 미래를 기획해야만 한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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