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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전청약 첫 시작 계양...정부 제때 못하면 타격 클 것”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 가보니
7월 1100가구 사전청약 시작
토지보상완료율 절반에 못미쳐
“교통 개선 더 살기 좋아졌으면”
아파트 가격상승 키맞추기 기대
청약 대기수요 많아 전세 품귀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 옆에 15년 전 조성된 동양지구가 맞닿아 있다. 이 단지 아파트들도 3기 신도시 기대감에 함께 매매가가 상승했다. [이민경 기자]

“LH사건 때문에 3기 신도시 사업이 전반적으로 다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뉴스로 봤어요. 그런데 제가 바로 앞에서 지켜본 계양지구는 과열이 크게 안됐어요. 옆의 대장지구도 마찬가지고요. 지금도 인식이 그렇잖아요. 인천이라는 지역적 마이너스 요소가 커요. 선 하나 차이인데, 10분이면 서울에 가는데도 그 한계가 잘 안 깨지네요.”(계양테크노밸리 부지 인근 A공인 대표)

2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오는 7월 인천 계양 1100가구 사전청약 일정은 일단 예정대로 추진된다. 정부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광명시흥 투기의혹 사태 등으로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공급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전날 찾은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는 널따란 평지에 논밭으로 이뤄져 있었다. 노지에 작물을 키우고 있는 곳은 많지 않았고 땅을 갈아엎어 놓거나,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곳이 많았다. 공장이나 야적장처럼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곳은 거의 없었다.

현재 이곳의 토지보상 완료율은 절반에 채 못 미친다. 정부가 처음 제시한 토지보상가격에 이의제기를 한 토지주들이 꽤 된다는 이야기다.

부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의제기한 사람들이 사업을 아예 막으려고 딴지를 놓은 게 아니라 값을 더 쳐서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여기 토지주들은 원래 농사 짓던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토지 3.3㎡ 당 가격이 50만~6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보상가가 110만원 정도”라며 “돈이 급하게 필요한 사람은 이미 보상 받았고, 좀 더 받고 싶은 이들이 변호사를 고용해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의제기를 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신도시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이다. 광명시흥지구에서 문제가 불거진 ‘협의양도인 주택 특별공급’제도는 처음 제시한 보상가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아야 아파트 입주권을 준다.

또 다른 B공인 대표는 “이번 달까지 보상가격을 수용하지 않으면 LH가 그냥 공탁금 걸고 사업 시행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유물 발굴 소식도 들리지만, 여기가 첫 시작인데 제때 못하면 정부도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시가 들어오면 보통은 인근 구축 아파트 주민들은 가격이 조정을 받는다며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다. 계양은 반대였다. 열악한 교통환경과 부족한 인프라가 신도시와 함께 개선되면서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계양신도시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최소 1600만원은 갈 것이라는 예상 아래 구축 아파트들도 키맞추기가 이뤄지고 있다. 계양지구와 맞닿아 있는 동양지구 내 동양휴먼빌 전용85㎡은 1년 사이 매매가가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올해 1월부터 거래된 2건의 계약은 모두 4억4000만원의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다.

이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지금 인천 지역 신규 분양 아파트들이 평당 분양가가 1500만원 정도 하는데, 계양신도시 아파트는 그것보다도 비싸지 않겠느냐”며 “바로 옆 단지인 여기도 처음엔 보합세를 이루겠지만 결국엔 신도시와 함께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키맞추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양지구도 조성된지 15년 정도 된 신도시이고, 바로 옆이 강서구 김포공항인데도 인천이란 이유로 계속 저평가를 받아왔다”며 “3기 신도시 건설에 맞춰 교통대책도 함께 수립되므로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계양지구 청약을 노린 대기 수요로 계양구 내의 전세 매물은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병방동 학마을 서해·영남 탑스빌·서원 아파트는 전용 59㎡기준 KB시세 매매가격은 2억7000만원대 인데, 전세가격이 2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호가는 3억3000만원대로 급등했다. 지난해 연말 즈음에 갭투자자들이 매물을 싹쓸이 해가면서 함께 올랐다는 후문이다.

병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동네 부동산을 전부 가봐도 같은 전세 물건 한 두개가 전부”라면서 “매매가도 급등해서 공인중개사들이 거래를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계양구 구도심인 병방동·계산동 단지들도 3기 신도시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한 주민은 “바로 옆이 서울인데도 인천이란 태생적 한계 때문에 그동안 너무 저평가를 받아왔다”며 “돌아다녀보면 25평 짜리 집이 3억원 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 이젠 여기도 값이 오를 때가 됐다”고 했다.

인천계양=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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