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19일 자국 주민을 미국에 인도한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소재 북한대사관.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불법 자금세탁’ 관여 혐의로 자국 주민을 미국에 인도한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북한 외무성은 19일 ‘불의는 정의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무고한 우리 공민을 ‘범죄자’로 매도해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하는 용납 못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미국의 강박에 굴복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특대형 적대행위를 감행한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를 완전히 단절한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17일 사치품 연루 돈세탁 혐의를 받은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을 미 연방수사국(FBI) 요청에 따라 신병 인도했다.

북한 외무성은 문 씨에 대해 “다년간 싱가포르에서 합법적 대외무역활동에 종사해온 일꾼”이라면서 “‘불법자금세척’에 관여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날조이고 완전한 모략”이라며 말레이시아 측의 물질적 증거가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측이 미 측으로부터 사례금과 무장장비 무상제공 등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관계(북미관계)는 70여년 동안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 있으며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실증되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의 행위는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침탈하려는 미국의 반공화국 적대시책동에 대한 노골적인 편승이고 직접적인 가담”이라며 미국도 비난했다. 또 “이번 사건의 배후조종자, 주범인 미국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73년 수교를 맺은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지난 2017년 2월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독살당한 뒤 상대국 대사를 맞추방하는 등 소원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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