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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편, 꽃빵, 만주 뿌리는 하나

고려가요 ‘쌍화점(雙花店)’에서 회회아비가 파는 음식 쌍화는 바로 만두를 가리킨다. 당시 발음으로상화라 불리는 이 만두는 발효시킨 피로 소를 싸 쪄낸 중국식 만두다. 한글 조리서 ‘음식디디방’에는 만두 만드는 법과 상화 만드는 법이 함께 소개돼 있다. 만두법은 메밀 피에 고기를 싸서 삶는 것이고, 상화법은 밀가루로 피를 빚어 팥과 꿀을 넣고 쪄내는 것이다. 바로 발효유무가 핵심이다. 조선시대까지 발효만두와 비발효만두의 구분이 있었고 이름도 달랐지만 20세기 들어 상화는 사라지고 만두로 통칭된다.

떡국에 넣어먹는 고기만두, 중국음식점에서 고추잡채와 함께 먹는 꽃빵, 단팥소가 들어간 일본의 만주는 서로 다르지만 뿌리는 만두다.

음식칼럼니스트이자 음식 역사 문화 연구자인 박정배씨가 쓴 ‘만두-한중일 만두와 교자의 문화사’(따비)는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음식문화 역사 속에서 다양하게 분기· 발전한 만두 문화를 탐구한다.

만두의 기원과 관련해선 여러 설이 제기되는데, 피로 소를 싼다는 만두의 형태를 반영한 주장이 가장 널리 인정되고 있다.

만두는 중동지방이 원산지인 밀이 중국 북방지역을 중심으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등장한다. 한국에서 만두는 밀가루 반죽을 밀어 고기와 채소, 두부, 김치 등을 다져 만든 소를 넣어 싸서 찌거나 삶아먹지만 중국은 밀가루 피의 발효 유무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가 만두라고 하는 비발효 피로 소를 싼 건 교자라 하고, 발효 피에 소를 넣은 것은 포자(빠오즈), 꽃방처럼 소가 없는 것은 만두(만터우)다.

추석에 먹는 송편은 한국식 변형만두다. 맵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반도에서는 쌀가루로 피를 빚어 각종 소를 넣고 싼 송편이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에서는 만두를 만주로 발음하는데, 단맛을 내는 팥소가 만주의 핵심으로 다도에서 차를 마실 때 곁들이는 과자로 발달했다. 단밭소나 고기소를 넣은 일본식 발효 만두는 1965년 소매점용 찜기 도입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한국의 호빵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음식으로는 드물게 마늘이 듬뿍 들어가는 음식이 교자다. 중국의 자오쯔, 한국의 만두처럼 발효시키지 않은 얇은 피로 고기와 채소, 소를 싼 음식으로 물에 삶아 먹거나 기름을 두른 팬에 구워 먹는다,

각국의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한 만두의 역사와 문화,인문학적 배경까지 두루 아울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만두/박정배 지음/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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