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경수의 현장에서] 보험금은 공돈이 아니다

“올해 실손보험료 최고 20% 인상...5년새 최고.”

“실손보험 이어 종신보험·자동차보험료도 인상 움직임.”

이달 쏟아진 보험료 인상 소식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곡물값 등이 급등하면서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보험료마저 가계 살림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보험서비스료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8.1% 상승했다. 최근 4년 새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보험서비스료는 약 76% 올랐다. 전체 서비스 물가 항목 152개 중에는 가장 가파른 상승이다.

물가 상승의 약 87%는 실손의료보험이 주도했다. 실손보험은 민간보험이지만 3800만명 이상이 가입한 만큼 제2의 의료보험으로 불린다.

자동차보험료 물가의 경우 지난해 2월 4.3% 오른 이후 1년째 동결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적자가 누적된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소수 보험사가 인상을 결정한 상황이지만 자동차 정비요금 인상이 3년 만에 추진되고 있는 만큼 향후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업계 전반에 퍼져나갈 전망이다.

일부 얌체 가입자와 의사들이 방만하게 보험을 이용한 탓이다.

사례는 주변에도 많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는 학부모들이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준 후 도수치료를 받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총 12만원이 들지만 자기부담금은 2만원뿐이다. 나머지는 보험금으로 충당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손보험금 지급액의 41%를 차지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도수치료 등을 중심으로 3년 만에 50.5% 증가했다.

백내장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같은 기간 약 네 배로 폭증했다. 지난해 전체 보험업 계의 실손보험 손실액은 약 3조원으로 추정된다.

교통사고로 경상환자가 이용하는 한방 진료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절반은 한방 진료로 최근 5년새 3배로 늘었다.

보험은 병원비를 서로 보태주는 일종의 계다. 보험사는 중간에서 계모임을 운영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곗돈을 혼자 많이 챙기려는 도덕적 해이를 막지 못한다면 연쇄적인 회비 인상이 일어나 결국 그 계모임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자율적인 운영이 어려울 때는 인위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오는 7월 비급여 의료 이용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하는 4세대 실손보험을 내놓는다.

경상환자의 교통사고 치료비는 과실 비율에 따라 본인의 자동차보험에서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부 가입자가 보험금을 무분별하게 타낸 결과다.

보험금은 공돈이 아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