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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4대 금융지주의 1.5배…100조 핀테크 스트라이프의 비밀 [인더머니]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기존 시장 빈 곳 노려
자본·인력효율도 높아
글로벌 큰손들도 투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아일랜드 이민자 출신 형제가 만든 핀테크 스타트업 스트라이프가 기업가치 950억달러(한화 약 100조원)를 평가받았다. 이는 한국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1.5배 가량 높은 평가액이다. 사업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단순성은 스트라이프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주된 요소로 꼽힌다.

핀테크 기반의 전자지급 결제대행(PG) 기업인 스트라이프는 온라인 판매자에게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4월 360억달러에 불과했던 스트라이프의 기업가치는 1년 새 3배가 뛰었다. 2010년 설립됐지만 글로벌 페이먼트, 월드페이, 페이팔, 아디옌 등 여전히 신구(新舊) 경쟁업체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보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스트라이프는 주요 경쟁업체보다 효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현재 스트라이프는 비슷한 평가액을 받았던 2012년의 페이스북보다 3분의 1 가량 적은 3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사업이 40개 이상 국가로 확장됐음에도 인력 등 비용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이다. 스트라이프는 공모를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 24억달러를 조달했는데, 우버의 경우 2019년 공모 전까지 140억 달러를 조달했었다.

스트라이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틈을 적절하게 공략했다. 가장 저렴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편의성과 속도를 강점으로 대규모 영업 인력이나 지원팀이 없는 기업들도 쉽게 스트라이프 시스템을 채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트라이프는 일반적으로 건당 2.9%의 수수료를 받는다. 통상 미국 카드사의 수수료는 4~5% 수준이다. 카드 수수료가 낮은 유럽에서는 1.9%의 수수료를 받아 경쟁력을 확보했다.

IT분야 연구·자문 기업인 가트너의 결제 분석가 데이나 포드는 “그간 판매자 계정 자격이 없는 소규모 기업들을 위한 결제시스템 공백이 컸다”며 “(빈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스트라이프는 굳이 대규모 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뺏을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일례로 명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매치스패션은 최근 스트라이프의 새로운 고객이 됐다. 이들은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은행 시스템이 실수로 거래를 차단해 발생하는 손해가 항상 존재했다. 하지만 단순성과 속도를 겸비한 스트라이프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고서는 구매 성공 빈도가 약 2%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매치스패션의 글로벌 담당 부사장은 “불과 2%포인트지만, 매출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가치”라고 평가했다.

스트라이프는 최근 아일랜드의 재무관리청, 피델리티, 세쿼이아 캐피탈을 비롯한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인터넷의 GDP를 증가시켜라’라는 스트라이프의 비전에 공감하는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디비야 수리아데바라 스트라이프 재무 책임자는 “기회의 규모에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있고, 아직 스트라이프에는 훨씬 더 많은 성장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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