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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시가 뛰자 청약자격도 박탈…‘졸지에 내 집 마련 꿈 날아갔다’ [부동산360]
공시가격 급등에 무주택자 기준 박탈
공시가 연동하는 제도는 6년째 그대로
청약가점 지키려면 공시가 내리거나 매도
국토부 “기준변경, 전혀 검토하지 않아”

#. 대구시 수성구 매호동의 한 아파트 전용 39㎡에 자가로 거주 중인 A씨는 “올해 공시가격을 정정해달라”고 의견제출을 할 예정이다.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2.8% 오른 835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무주택 인정 기준(비수도권 80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A씨는 “비싼 전세를 들어갈 바에 이사비용이라도 줄이자는 생각으로 싼 집을 구해서 살고 있었다”면서 “계속 청약에 도전하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라고 했다.

#.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의 한 아파트 전용 59㎡에 사는 B씨는 올해 안에 청약 당첨이 안 되면 집을 팔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올해 공시가격이 1억2800만원인데, 내년에 1억3000만원(수도권 기준)을 넘어가면 그동안 쌓아온 무주택기간을 통째로 날려야 하는 상황이 돼서다.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폭(19.08%)으로 뛰면서 소형·저가주택에 수년간 머물며 ‘청약의 희망’으로 버텼던 서민들이 된서리를 맞게 됐다. 공시가격이 급격히 올라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전용 60㎡ 이하, 수도권 기준 공시가격 1억3000만원(비수도권 8000만원) 이하 1주택 또는 분양권을 소유한 세대가 민영주택에 청약할 때 무주택자로 간주한다. 이 같은 내용은 2015년 확정돼 6년째 적용되고 있다.

만약 보유 중인 소형·저가주택의 공시가격이 1억3000만원을 넘어서면, 그간 쌓아온 청약 가점 상 무주택기간 역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청약 가점제 상에서 무주택 기간 배점은 최대 32점(15년 이상)으로 84점 만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최근 집값 상승에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작업 등이 맞물리면서 청약자격을 박탈당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시가격은 올랐는데 이와 연관된 제도는 그대로여서 나타난 피해다.

현재 공시가격 1억3000만원인 주택의 현 시세는 약 1억9000만원(현실화율 70.2%) 수준이다. 올해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인 공동주택은 429만5742가구로, 지난해보다 19만2118가구 줄었다. 공시가격 1억원 이상~3억원 미만 역시 이 기간 58만694가구 줄었다. 가격대별 총 8개 구간 중 해당 주택 수가 줄어든 건 2개 구간 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선 집값이 소폭 떨어져도 공시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소형·저가주택의 공시가격이 다시 1억30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이전에 확보한 무주택기간을 인정해준다고 했지만, 이는 집값 폭락이 나타나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이는 10억원짜리 전세를 사는 사람과 시세 1억5000만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사람 중 누가 서민인가의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무주택자 인정 기준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준 금액을 얼마나 올려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있어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했다. 공시가격 변동률을 고려해 기준 금액을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정책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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