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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커머스’ 시대 ‘활짝’…쿠팡 다음주자는? [언박싱]
IPO 밝힌 마켓컬리 비상장 주식 ‘급등’
11번가·SSG닷컴도 상장 가능성 무게
장밋빛 미래만?…네이버vs쿠팡 속 생존해야
미국 타임스스퀘어에서 광고 중인 쿠팡.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시총 100조’ 신화를 쓰면서 다음 주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켓컬리가 미국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당장 하반기에는 티몬의 코스닥 IPO(기업공개)도 예정돼 있다.

‘K-커머스’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하면서 국내 e-커머스기업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도 분주하다. 다만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한 시장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현재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곳들은 도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도…전 세계가 ‘K-커머스’ 주목

15일 증권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상장 방침을 밝힌 마켓컬리의 비상장 주식은 급등세를 보인다. 비상장 주식 거래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현재 5만원으로, 지난해 말 2만8000원에서 78.6% 급등했다.

쿠팡 IPO 흥행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가격으로, 마켓컬리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다. 쿠팡이 물꼬를 트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e-커머스시장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은 경쟁자들에도 확실한 기회다.

쿠팡이 세계무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바로 한국 시장에서 통했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전체 리테일시장 규모 대비 e-커머스시장 비중은 지난해 한국이 35.8%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다. 중국 27.3%, 미국 20.3%, 영국 24.2% 등으로 30%대를 넘은 것도 한국이 유일하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상장 직후 쿠팡의 해외 진출에 대해 “‘K-커머스’를 수출해 고객들이 감동하는 서비스를 다른 시장으로도 수출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당분간은 저희가 홈시장과 고객들을 위해 준비된 게 많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상장신청서에서 기회 요인으로 한국 시장의 특징을 꼽은 바 있다. 한국의 e-커머스시장은 ‘규모’와 ‘성장성’ 외에도 중요한 것이 바로 ‘까다로운 소비자’다. 한국 소매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어느 곳보다 혁신이 중요한 시장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이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e-커머스는 높은 모바일 이용률, 강화되는 리테일 경쟁, 라이프스타일 변화, 테크 기반의 리테일 혁신 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SSG닷컴도 상장 가능성…재평가 기회인 동시에 ‘위기’
마켓컬리 직원이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 [마켓컬리 제공]

상장을 계기로 기존 e-커머스기업들에 대한 재평가 이슈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시장의 차이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e-커머스 선두기업이 재평가받아야 한다는 데에는 대부분 이견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쇼핑의 가치가 30조원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PER(주가수익비율)·PBR(주가순자산비율) 등과 같은 전통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성안에서 투자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쿠팡은 대포와도 같다”고 비유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쿠팡을 통해서 기존의 밸류에이션 방법론의 한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상장과 함께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증시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e-커머스업계의 IPO 움직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프리미엄 상품군과 ‘샛별배송’ 체계 구축으로 경쟁력을 인정받은 마켓컬리가 미국 증시 상장을 선택해 또 한 번의 신화를 쓸지가 가장 관심사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티몬이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시기상으로는 거리가 있지만 11번가와 SSG닷컴의 상장설도 나온다.

11번가는 IPO 시기를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2018년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2023년까지 상장을 통한 투자 회수를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시장 급변과 더불어 아마존이 모회사 SK텔레콤을 통해 3000억원 규모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한 것을 두고 상장 시기가 다소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 e-커머스의 성장성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모두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쿠팡의 성공신화는 결국 높은 고객충성도를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데 해외 투자자들이 적극 신뢰를 보낸 것이다. 실제로 쿠팡 고객의 재구매율은 지난해 기준 90%에 달하고, 2016년 쿠팡을 이용하기 시작한 고객의 구매액은 2020년 3.59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쿠팡과 네이버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과 물류 시스템을 갖춘 쿠팡의 경쟁력을 높게 본 것으로, 다들 쿠팡의 점유율이 내년에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알리바바나 아마존과 비교하기에는 한국 시장 규모 자체의 한계도 있어 점유율이 하락하는 업체들은 도태되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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