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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항공우주기술의 꽃 ‘KF-X’, 차세대 전투기 기대

공중을 장악한 자가 전장을 장악한다. 인공지능(AI)이 바둑왕이 되고 고화질 영화 1편을 1초 이내에 내려받을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첨단 항공우주기술 없이는 공중을 장악할 수 없다. 그러나 첨단기술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을뿐더러 동맹국과도 함부로 공유하지 않는다. 국가안보의 우위를 보장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방산에서는 전투기 분야에서 항공우주기술이 꽃핀다. 현재 경남 사천에서는 한국형 전투기 ‘KF-X’ 시제 1호기가 4월 출고식을 위해 최종 조립을 마무리 중이다. 2016년 1월 사업 착수 이후 5년4개월 만에 KF-X가 실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KF-X는 길이 16.9m, 폭 11.2m, 높이 4.7m다. 공군이 운용 중인 F-35A와 KF-16보다 크고, F-15K보다 약간 작다. 기본 무게는 약 12t, 4만4000lb의 강력한 쌍발 엔진 출력으로, 약 5.2t 내부 연료와 약 7.7t 무장을 달고도 한반도 전역을 방위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2200㎞로, 서울~부산을 약 11분에 주파할 수 있어 이륙 후 10분 이내 한반도 전역에 닿을 수 있다. 국내 모든 활주로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며, 실용 상승 고도가 기존 전투기보다 높아 적기 탐지도 쉬울 전망이다.

9배가 넘는 중력을 버티면서도 전장 상황을 인식하고 복잡한 장비 조작을 위한 조종석도 최첨단이다. KF-X는 복잡하고 난해한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기체 상태와 주변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터치 조작으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전장 상황 인식을 조종석에 전하는 각종 센서와 항전장비도 대부분 국산화 개발 중이다. KGGB 국산 정밀 유도 폭탄은 물론이고, 해외의 최첨단 무장도 통합해 운용할 전망이다.

또한 KF-X는 조종사의 조종 부담도 경감시키고, 자동 비행 시스템 등을 통해 조종사의 조작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고기동 전투기들은 일부러 불안정한 공력 특성을 갖게 설계하는데,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으로 이를 보완함으로써 구세대 전투기로는 상상도 못 할, 민첩한 기동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

KF-X는 우리가 만든 전투기이기에 독자적으로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 향후 충분히 5세대, 6세대 전투기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국내 개발된 국산화 장비가 많아 부품 지원이 신속하며 정비가 용이해 전투기 작전 가동률도 높일 수 있다.

첨단의 수입 전투기일수록 운용유지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고려하면 외화 유출을 줄이고 국내 산업을 키우는 효과도 있다.

물론 KF-X는 ‘X(eXperimental)’, 아직 시제기에 불과하다. 세계 최강이라는 F-22A 전투기도 초도비행에서 실전 배치까지 무려 15년, F-35A는 10년 걸렸다. KF-X는 앞으로 수년간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통해 전투기로서 그 능력을 입증해야만 하는 커다란 과제가 남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련을 버티고 개발해온 것처럼 시험평가도 성공적으로 수행될 것을 믿는다.

KF-X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차세대 전투기로서 자리 잡을 뿐 아니라 5·6세대 전투기로 진화해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이 될 것을 기대한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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