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의가 정치적 행보로 해석되면서 대권가도에서 사실상 경쟁자로 맞딱뜨리게 된 여야 대선주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비상식적이고 뜬금없다”고 일갈했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착잡하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단히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야권 잠룡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는 “함께 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 사퇴에 대해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고 뜬금없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총장이 합당한 통로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 등과 관련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데도, 대안을 제시한지 하루만에 스스로 사퇴를 택했다”면서 “사퇴 직전과 직후 언행은 정치적이었으며 정치진입은 기정사실로 보여진다”고 했다.

비판 어조가 강했던 이 대표와 달리 이재명 지사는 비교적 중립적이고 완곡한 논평을 내놨다. 이 지사는 전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사의표명에 대해 “착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선출 권력으로부터 임명된 공직자의 책임을 강조한다”며 “이제 한 명의 국민으로서 정치적 표현을 충분히 하다가 결국 정치를 할 걸로 판단되는데, 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응원하는 건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응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윤 총장이 임기 내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받들고 국민 여망인 검찰개혁을 잘 완수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개인의 미래에 대한 계획은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공직자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금도를 제대로 지키는지, 공직자의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지, 임명권자에 충실한지, 국민을 제대로 섬기는지 관심이 있다”고 했다.

반면 야권 잠룡들은 문 정부를 비판하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환영했다.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관여 된 것으로 보이는 드루킹 상선(上線)사건, 원전 비리 사건, 울산 시장 선거 관권 개입사건이 적어도 문 정권 하에서는 묻힐수 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도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상당하다. 이 땅의 자유 민주주의와 문재인 폭정을 막는데 다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총장 사직은 대한민국 헌정사와 검찰 역사에 문재인 정권의 부끄러운 오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윤 총장이) 앞으로도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길에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사태를 초래한 근본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며 “윤 총장의 사퇴는 헌법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법 정권의 연장을 막는데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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