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월이면 자금고갈 서울교통공사, 직원 월급도 못 줄 판
한달 급여 1000여억인데 통장 잔고 200여억 뿐
올해 1조 6000억 원 운행 손실…자금부족 심각
코로나 손실 5000억 등 운수감소 지속
CP 9000억, 지방채 2000억 조기 발행
시의회 “자구노력 구체성 없다” 질타
지난 1월 7일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에서 길음 방향으로 가던 열차가 고장나 멈춰 서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4월부터 매우 어려워 직원 봉급도 줄 수 없는 사태가 옵니다.”

4월 1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전한 암울한 예고다. 지난 2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 사장은 “운수수입 감소, 장기간 요금 동결, 공익서비스 비용 증가, 노후시설 재투자 비용 급증 등으로 인해 올해 1조 6000억 원의 자금부족이 예상된다”면서 자금난 수준을 직원 급여에 빗대 표현했다.

5일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수입 2조 371억 원, 지출 3조 6371억 원으로, 1조 5991억 원의 자금부족이 예상된다. 지난해 1조 954억 원의 순손실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보다 더 참담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수수입 감소가 지난해 4515억 원에 이어 올해 5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승객 1인 당 운송원가는 2061원, 평균운임은 954원으로, 1107원의 결손이 발생했다. 운행할 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구조다. 이로 인해 운수손실은 약 1조 4000억원에 달한다. 노인, 장애인 등 무임수송손실은 3709억 원 , 버스환승할인 손실 2018억 원 등 공익서비스 비용은 2019년 기준 5817억 원이다.

월별 자금 전망치를 보면 가용자금은 1월 1710억 원, 2월 1292억 원, 3월 97억 원 등 매월 급감해 고갈되며, 4월에는 마이너스(-)255억 원으로 전환된다. 공사는 9000억 원 규모의 단기채권(CP) 발행, 공사채 1890억 원 조기 발행 등으로 급한 불부터 끈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보조금·출자금 조기 수령 추진 등 시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지만, 서울시 역시 코로나19 경제방역으로 인해 재정상황이 만만치 않아 사방이 막힌 꼴이다.

공사채 1890억 원 발행은 노후전동차 교체 등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30개 사업을 위해 추진한다. 지난해 결산 기준 발행한도인 부채비율 130% 이내에서, 행안부 사전 승인과 서울시 최종 승인을 거쳐 오는 6월에 발행하는 목표다. 차입 기간 10년, 매 3개월 이자 후불, 만기시 일시 상환 조건이다.

공사는 또한 자구노력으로 양공사 통합으로 유사·중복 인력 1029명 감축(매해 291억 원 절감), 노후 전동차 국비 최초 확보 506억 원, 무임손실비용 서울시 보조금 500억 원 첫 확보, 용산 국제빌딩 매각 추진(504억 원) 등을 들었다. 김 사장은 경비 922억 원과 투자비 1370억 원 등 예산 2292억 원을 절감해 “내핍 수준으로 절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공사의 자구노력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외부에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진철 시의원은 “자구노력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자구노력을 제시해줘야, 행안부(지방채 발행 승인기관)도 응답을 해주지 않나”라고 따졌다. 정 의원은 “작년에 집행하지 못한 2·3000억 원이 이월된 게 성과급이지 않나? 제3자 입장에선 매년 성과급을 지급 못해 이월시킨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지급을 못하면 못 지급하면 되지, 성과급을 못줘 이월시킨다는 건 노조도 반성해야한다”며 “구체적인, 뼈를 깎는 자구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공사 내부에서도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일부에서 나와 김상범 사장에게 자구안을 내기로 했으나 본부장들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 급급해 자구안 내용에 “인원 감축등 할수 있는게 없다”는 의견도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국감에 앞서 장경태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투자출연기관 연봉 현황(2020년 예산안 기준)을 보면 교통공사 사장의 연봉은 1억 8167만 원으로 전체 투출기관 25곳 중 두번째로 높다. 임원 6명의 1인 당 평균급여액은 1억 3684만 원, 직원 약 1만 7000명의 1인 당 평균 급여액은 6943만 원 등으로 공사의 급여총액은 1조 1891억 원으로 추정됐다.

한편 공사는 장래 투자 확대를 위해 자본금 최대 출자 규모를 21조 5000억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신규사업으로 지하철 역내 공유오피스 개발을 추진하고,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 확대, 도심 공동물류 플랫폼(생활물류센터) 조성, 남부터미널역 일자리 창출형 스마트팜 조성 등에 나선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