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위해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울까.

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최후의 2인이 된 두 후보가 곧바로 ‘협상 모드’에 돌입함에 따라 양측의 단일화 과정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두 사람 다 사실상 정치 생명을 걸고 마주하는 만큼, 양 측의 신경전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후보나 안 후보 모두 양측의 뜻을 전격 수용하는 형태의 예상 밖 제안이 나올 수 있다.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 거듭 논의를 해나가겠지만, 자칫 협상 교착이 됐다가는 ‘실기’할 수 있어, 그동안 각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였던 안으로 역제안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단 협상에선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여론조사 문항에 어떤 말을 넣을지, 여론조사 외에 새로운 룰을 추가할지 등부터가 쟁점이다. 오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받을 것은 받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며 시원시원하게 협상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으면 유불리를 가리지 않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수의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오 후보가 던질만한 승부수는 야권 최종 후보를 그간의 방식처럼 100% 시민 여론조사로 뽑는 데 동의하는 일이다. 국민의힘은 현재 최후의 야권 주자를 뽑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외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등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당보다 조직력이 강하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은 여론조사 방식만을 염두 두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예비경선과 본경선 모두 시민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 서울시민의 높은 관심을 확인한 것이다. 오 후보가 기세를 몰아 시민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를 이긴다면 중도·보수 진영의 간판이 될 수 있다. 안 후보의 정치적 정체성인 실용주의를 온전히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11년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한 후 몇 번의 고배를 마신 그가 안 후보에 밀린다면 정치적 내상이 클 수밖에 없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연합]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연합]

안 후보가 걸 수 있는 최후 승부수는 국민의힘 입당 혹은 당대당 통합·합당이다.

안 대표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으로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면 조직·선거자금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안 후보가 ‘기호 2번(국민의힘)’ 후보로 나오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말을 한 데 대해 야권 인사 상당수는 국민의힘이 갖는 조직·선거자금을 염두 두고 한 말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때 안 후보의 멘토였던 이상돈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국민의당은 과거와 달리 돈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결단 이후 경선에서 떨어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안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중도·무당층이 등을 돌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다. 2011년에 정계 입문한 후 몇 차례 실패를 맛본 만큼, 이번 탈락은 치명적일 수 있다.

안 후보는 현재로는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긋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야권이 이기려면 누가 어떤 승부수를 띄우든 진보 대 중도·보수의 구도를 안고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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