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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민간 주도 우주산업 빅뱅

지난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1단 로켓 성능을 검증하는 연소시험을 성공했다. 누리호는 1.5t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인 600~800km에 진입시키기 위해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3단형 액체로켓이다.

이달 누리호는 1단 추진제를 모두 소진하는 최종 시험을 진행한다. 누리호가 우주로 나가는 데 127초 이상 연소해야 성공이다. 1단 시험을 통과하면 올 10월 누리호 첫 발사가 진행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무게 200kg급 위성을 싣고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체 개발을 기점으로 한국은 독자적 우주개척 시대로 진입 중이다. 누리호가 발사 성공하면 앞으로는 발사 시기를 우리가 편한 때로 조정할 수 있고 발사를 위해 먼 타국으로 이동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도 절감하게 된다.

한편 지난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주발사체의 고체 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됐다. 기존 액체 연료뿐 아니라 고체 연료와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발사체를 아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연구·개발하고 생산·보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발사체뿐 아니라 위성 분야도 활황이다. 이달 말에는 차세대 중형 위성 1호가 발사된다. 차중위성 1호는 지상 관측 용도의 시리즈 위성이다. 지구 상공 저궤도에서 재해·재난 감시, 농림·수자원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2~5호도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발사돼 정부기관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엔 ‘아리랑’으로 알려져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6호과 7호 발사가 예정돼 있다. 6호는 전천후 관측 가능한 레이더(SAR) 위성이고, 7호는 해상도 30cm급의 초고해상도 광학위성이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가 해상도 6.6m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기술 혁신이 이뤄졌다.

국내에서 위성 개발을 시작한 이래 지금처럼 우주가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알찬 열매를 맺은 적이 있었나 싶다. 과거에는 정부의 정책적 목적에 따라 우주 개발이 추진돼 정부가 바뀔 때마다 사업이 출렁이는 변화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산업 규모도 자동차·조선에 한참 못 미쳐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5세대(5G)·6세대(6G) 등 차세대 통신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반 위성이 필수로 인식되면서 통신위성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인공위성의 부품 소형화·표준화로 개발 기간과 단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주산업이 재평가되고 있다.

세계 1위와 2위 부자들은 우주산업에 일찍이 나섰다.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는 재사용 로켓 기술을 앞세워 우주여행과 화물운송 등 다양한 우주사업을 펼친다.

한국은 후발주자이지만 우주산업이 수익창출 가능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기업들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사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민간 중심의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로 쌓아온 발사 시스템, 발사체 등의 기술을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제공해야 한다. 산·학·연이 협력을 넓혀 기술 고도화와 신사업 개척을 이루고 우주산업을 적극 지원해준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은 시간문제다. 국내 로켓 국산화율이 이미 90%라는 점과 세계 5위권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국내 우주산업의 빅뱅이 예견된다.

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 뉴스페이스 TF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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