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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인수전’ 항공유 지형 바꾸나
항공유 가격 10개월새 5배 폭등
화물수송 늘고 한파도 수요 자극
아시아나, 70% SK에서 구매
한진, 인수 후 GS로 바꿀지 촉각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정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마진 제품인 항공유도 급등하며 정유주에 힘이 되고 있다.

반면 항공유의 수요자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손익 타격이 우려된다. 다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SK이노베이션과 GS는 거래선 변경 리스크에 따라 매출과 이익의 희비가 엇갈리는 변수가 남아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68.25달러를 나타냈다.

항공유는 지난 1년 간 드라마틱한 흐름을 보여 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지난해 4월에는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3달러 선까지 폭락한 바 있다. 산술적으로 불과 10개월 만에 5배나 오른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항공 화물 수요의 증가, 한파로 인한 등유 수요 증가 등이 있다.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12만6000톤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여기에 한파로 인한 등유 수요의 증가도 항공유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상 항공유는 등유에 산화방지제, 빙결방지제 등 첨가제를 넣어 제조한다. 원재료 격인 등유는 주로 가정이나 농어업 난방용으로 사용되는데, 난방유 특성상 수요의 약 70%가 동절기에 집중된다.

최근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등유 수요 증가는 더욱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유는 항공사의 마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천에서 뉴욕까지 운항하는 대형기의 항공유 소모량은 약 20만 리터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할 경우 항공사는 통상 약 3000만달러(330억원)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항공사들은 안정적 공급처로부터 보다 저렴하게 항공유를 받으려고 애를 쓴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항공유 시장의 지각변동을 이끌 뇌관이 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항공유 공급처는 GS칼텍스(50%), S-OIL(20%), SK에너지(20%), 현대오일뱅크(10%) 등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유의 70%를 SK에너지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는 2015년 SK가 금호산업 지분 일부를 매입하면서 금호아시아나의 재건을 도왔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에서 GS칼텍스 비중이 높은 것도, GS그룹과 한진그룹 간의 우호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GS홈쇼핑은 조양호 회장의 한진 지분 6.87%를 전량 인수했는데, 해당 자금은 조원태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됐다.

관건은 한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한 뒤 항공유 구매선에 변화를 주는 지 여부다.

위정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기준 1900만 배럴의 항공유를 소비했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50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 이라며 “인수 이후에 항공유 보금 시장이 개편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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