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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 국수본부장에 ‘靑출신’ 남구준…수사 독립성 논란 불가피
n번방·박사방 수사 이끈 대표 ‘수사통’
“책임성·전문성 중요자격으로 보고 추천”
文정부 靑국정상황실 파견근무…전해철 고교 후배
김창룡 청장과는 경찰대 한 기수 후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에 남구준(53·사진) 경남경찰청장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국판 연방수사국(FBI)으로 불리는 국수본을 이끌 수장인 만큼, ‘수사통’인 남 청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러나 청와대 파견 근무 이력이나 내부 인사라는 이유로 수사 독립성·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본부장 임용후보자 종합심사위원회에서 종합심사를 한 결과 남 청장이 최종 후보자로 낙점됐다. 지난달부터 진행된 경력경쟁채용에 경찰 출신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했지만, 결국 내부 인사를 발탁한 것이다.

경찰청은 “개정 경찰법의 취지 및 위원회의 의견 등을 종합해 앞으로 경찰의 책임수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 검토했다”며 “3만명이 넘는 수사경찰과 18개 시도경찰청장을 총괄 지휘하는 등 책임성과 전문성을 중요한 자격요건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 임명까지 아직 절차가 남아 있지만, 경찰청이 그간 인선 과정에서 청와대와 의견을 조율해온 만큼 임명이 확실시된다.

경남 진주 출신인 남 청장은 마산 중앙고와 경찰대(5기)를 졸업하고 경찰청 형사과장, 경남 창원중부서장 등을 거쳤다. 특히 지난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으로 근무하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n번방’, ‘박사방’ 등 디지털 성착취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경찰 내부에선 대표적인 수사통으로 꼽힌다.

다만, 초대 본부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외부 공모를 진행했음에도 내부 인사로 방향을 틀면서 과연 국수본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지켜질 수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남 청장은 경남 합천 출신인 김창룡 경찰청장과는 같은 PK(부산·경남) 출신이자, 경찰대 한 기수 후배다.

청와대와의 인연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남 청장은 2018년 8월부터 1년 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서 파견 근무를 한 적이 있다. 국정상황실 파견직은 각종 현안,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다. 또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전해철 행안부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때문에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개정 경찰법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수사 중인 개별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할 수 없고,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또는 공공의 안전 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에 한해서만 국수본부장을 통해 지휘, 감독이 가능하다.

한편 국수본부장은 치안총감(경찰청장)의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으로, 임기는 2년이고 중임이 불가능하다. 이로써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과 함께 총 7명이 된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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