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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필리핀 ‘BBB’프로그램과 건설시장의 기회

지난해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가장 긴 록다운을 시행한 필리핀은 1947년 이래 가장 낮은 GDP 경제성장률(-9.5%)을 기록했다. 필리핀은 코로나 이전까지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6%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으나 코로나의 여파는 강력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건설기업들의 잇따른 필리핀 정부 발주 프로젝트 수주 성공 소식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필리핀 건설업에서의 기회를 확인할 수 있는 한 해이기도 했다.

우리 기업들이 수주한 프로젝트는 필리핀 정부 주도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인 ‘Build, Build, Build(이하 BBB)’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7년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Build, Build, Build’를 발표하며, 철도·도로·공항·항만·교량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2022년까지 ‘인프라 황금기(Golden Age of Infrastructure)’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 및 록다운 장기화로 여러 토목공사 진행에 차질이 있었으나 하반기부터 점차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두테르테 대통령은 총 4조5040억페소(약 937억달러)의 2021년 정부 예산안에 서명했으며, BBB 프로그램에 전체 예산의 29.4%인 1조3231억페소(약 275억달러)가 배정됐다.

BBB 프로그램으로 건설업 및 관련 산업으로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 기업이 필리핀 건설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제약이 존재한다. 건설면허 등급 및 재원 조달방법에 따른 외국인 지분 제한이 외국 기업의 사업 수주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건설기업의 기술력과 가능성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인정받은바, 필리핀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높은 등급의 건설 면허를 획득한 현지 건설사와 합작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BBB 프로그램은 재원 조달방법에 따라 민·관 협력(PPP)과 공적 개발 원조(ODA) 방식이 있는데, ODA는 공여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기 때문에 외국 기업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올해로 한국과 필리핀이 국교를 수립한 지 72년이 됐다. 오랜 기간 우리 기업들은 신남방의 관문인 필리핀과 상품 수출, 제조공장 설립 등 활발한 교류를 해왔다. 최근에는 한국드라마, 한식 등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며,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상품, 한국기업, 국가이미지가 제고됐다. 특히 건설 및 ICT 분야에서는 필리핀 정부 기관들도 다양한 해외 수주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록 온라인의 한계는 있지만 BBB 관련 정보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유관기관 및 파트너사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더욱 강조되는 시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 가능성이 큰 필리핀 건설시장에 우리 기업들의 성공적인 진출을 기원한다.

강지숙 코트라 마닐라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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