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사람은 산다” 베짱 영업하는 명품
서울 한 백화점 매장 안에 있는 구찌 매장 [사진=김빛나 기자]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해마다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명품 브랜드가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가격 인상할 때처럼 소비자에게 별도의 안내는 없었다. 불황에도 인기를 누리는 명품 브랜드가 ‘베짱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올 북토트백 [사진출처=디올 공식 홈페이지] |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올은 ‘트왈드주이 라지 북토트’의 가격을 인하했다. 해당 제품은 400만원에 판매됐으나 현재 10만 원 인하한 39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펜디는 최근 대표 제품인 ‘바게트 가죽백의 가격을 398만원에서 375만원으로 23만 원 인하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0월 한 차례 가격 인상된 제품이다. 펜디는 지난해 바게트 가죽백의 가격을 335만 원에서 398만 원으로 63만 원 인상한 바 있다. 1년 동안 가격 변동이 발생했지만, 별도의 공지나 고객 안내는 없었다.
앞서 지난 1월 루이뷔통은 가방을 포함한 일부 품목의 국내 가격을 인상했다. 루이뷔통은 지난해 5월에도 일부 상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번에는 저가 제품인 미니 핸드백과 파우치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포쉐트 악세수아 nm 핸드백은 98만 원으로 25.6%, 토일레트리 파우치15는 51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17.6% 인상됐다. 에르메스도 같은 달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피코탄18 핸드백은 354만 원으로 3.2%, 가든파티36 핸드백은 482만원으로 2.1% 올랐다. 슬리퍼인 오란과 실크 스카프인 카레는 3만 원씩 올랐다.
지난해 해외 명품 매출 신장률 [자료출처=각 사] |
명품 브랜드가 소비자 불만을 감수하고 가격을 계속 바꾸는 이유가 있다. 가격 정책에 상관없이 ‘365일 잘 팔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명품 매출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3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해외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시기는 7~8월이다. 7월 신세계백화점 해외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현대백화점은 45% 증가했다.
명품 특성상 브랜드의 ‘오락가락’ 가격 정책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도 명품 가격을 내리는지 올리는 지 알 수 없다”며 “소비자에게 워낙 인기가 많기도 하고, 명품 브랜드 특성상 비밀주의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