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법무부가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3명을 기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기소된 북한 정찰총국 소속 전창혁·김일·박진혁의 사진. 이들은 세계 각국의 은행과 기업 등에서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 이상의 가상화폐와 현금을 빼돌리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를 받는다

미국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은행과 기업 등에서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가상화폐와 현금 등을 훔치고 빼돌리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3명의 해커를 지난해 12월 기소했다고 밝혔다. 존 데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이들에 대해 “총이 아닌 키보드를 사용해 현금 다발 대신 가상화폐 지갑을 훔치는 북한 공작원들은 세계의 은행 강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기소된 3명은 박진혁, 전창혁, 김일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정찰총국 소속 해커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정찰총국은 ‘라자루스 그룹’·‘APT38’ 등의 이름을 가진 해킹부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 2018년 9월 제기된 소니픽처스 사이버 공격 사건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 공작원이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니픽처스는 2014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암살 시도를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했다.

기소된 3명은 악성 암호화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공격대상 컴퓨터에 백도어를 여는 방식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기업들을 해킹했다. 지난 2017년 5월에는 랜섬웨어 바이러스인 워너크라이를 만들어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자신들이 개발한 악성 암호화폐 앱을 해커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이들이 2017년 슬로베니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7500만달러, 2018년 인도네시아 거래소에서 2500만달러, 미 뉴욕 거래소에서 1180만달러를 빼돌렸다고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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