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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한폭탄 된 빌라… “분양 받았는데 집 안 팔려 미치겠다”
2·4 대책 이후 매수자 ‘현금청산’
“빌라 못팔면 입주 취소될판” 호소
정부는 “위헌성 없다…정책 고수”
서울시내 한 주택가 모습. [헤럴드경제DB]

“저는 서울의 조그만 빌라에 사는 1주택 실거주자 입니다. 얼마전 청약을 넣어서, 추첨으로 아파트 당첨이 됐습니다. 기존 주택 처분 서약서도 썼습니다. 그런데 그게 독이 될 줄 몰랐네요. 지금 입주를 앞두고 미칠 것 같습니다.”(국토부 여론광장 민원글)

2·4 대책 후폭풍이 심각하다. 17일 국토부 여론광장에 따르면 민원인 이 모 씨는 “앞으로 제 빌라를 사는 사람은 (2·4대책) 발표 이후 구매이기 때문에 공공개발시 현금청산 대상자”라며 “그래서 갑자기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빌라를 팔지 못하면 저는 입주가 취소되고 분양권을 날린다”며 “이번 정책은 다주택자나 투기꾼을 잡기 위한 정책으로 알고 있는데, 저같은 1주택 실거주자에게는 이 조항을 적용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4일 정부는 이날 이후부터 취득한 주택은 추후 해당 지역이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지로 지정돼도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러 주택 유형 중에서도 특히 빌라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공공재개발 사업지에서 빌라와 단독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에 나선 이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추격매수를 해줄 사람을 찾지 못하게 됐다.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계약을 그대로 진행해도 되겠냐는 문의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아직 잔금일 전인데 파기할 수 없냐고 묻더라”고 귀띔했다.

사유재산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 민원 사례와 같이 1가구 1주택자의 거주 이전 자유마저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느 지역이 사업대상이 될 지조차 모르는 깜깜이 상태라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공급 대책이 아닌, 수요 억제 정책이라고 보고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금청산 강행의사를 다시한번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현금청산은 정당한 보상원칙에 맞다. 추가적 정책 보완은 없다”며 거듭 밝히고 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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