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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방했지만…코로나특수 못 누린 e커머스
아마존 첫 1000억달러 깜짝실적
11번가·위메프 영업손실 줄여
올해 투자확대 통해 ‘레벨업’ 기대

국내 e커머스 업계가 지난해 예상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영업적자를 줄이긴 했지만, 매출 볼륨이 시장 예상만큼 ‘퀀텀 점프’를 할 정도로 커지지 못한 것이다.

미국 온라인 쇼핑업체인 아마존이 분기 첫 10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는 등 잭팟을 터트린 것과 다소 대조적이다. 코로나 대응과 함께 정부 압박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 등 비용 지출, 작은 국내 시장 내 온라인 경쟁 격화 등 한국적 상황 때문에 코로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손실은 줄였지만…예상만큼 특수 못누려=3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를 100억원 이내로 줄였다. 위메프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이 757억원에서 540억원으로 29% 나아졌다. 다만 매출은 전년대비 17% 감소한 3864억원에 그쳤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표면적인 이유는 신선식품이나 생필품 등 직매입 상품 비중이 낮은 사업적 특성 때문이었다. 코로나 시기에 거래가 대폭 늘어난 이들 제품들이 대부분 직매입 유통을 통해 거래되는 품목들이다 보니 11번가나 위메프와 같이 사업자를 플랫폼에 유치해 영업하는 오픈마켓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코로나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적 시장 상황도 e커머스 업계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대응 비용은 물론,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해 관련 비용 지출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e커머스들은 지난해 소상공인 및 농어민 지원을 위한 판촉 행사를 수시로 진행했고, 온라인 입점 수수료도 대폭 낮췄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신규 입점한 소상공인에 대해선 입점 수수료를 거의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온라인 거래액이 는 것 이상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계열 유통회사들이 온라인 및 물류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고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도 커머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다 보니 마케팅 비용이 더 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게 e커머스 업계의 설명이다.

▶소비자 편의에 적극 투자 “올해는 레벨업 한다”=그렇다고 e커머스 업계 분위기가 암울하지는 않다. 11번가의 경우 당초 목표로 했던 연간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그간 매월 지출했던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100억원 이내로 적자 규모를 잡은 것은 상당히 선방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위메프 역시 지난해 적자를 대폭 줄여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진 만큼 아직도 기회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이에 위메프는 올해 사용자 관점에서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제공하기 위한 개발 역량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쇼핑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매출 규모는 언제든 커질 수 있다는 복안에서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집행하지 못했던 외부 투자금을 올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위메프는 앞서 지난 2019년 넥슨과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700억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11번가 역시 올해 국내외 사업자와의 제휴와 라이브 커머스 강화, 배송품질 향상 등을 통해 두자릿 수의 거래액 성장과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영업이익을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거래액이 폭발했지만 사실 코로나 수혜를 입은 업체들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시장 자체가 커진만큼 언제는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올해 다양한 투자계획을 가진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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