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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용 전기 뽑아 쓰는 전기도둑 잡아라…주차장은 전쟁터[TNA]
단속법규 없어 사각지대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가 공용 전기를 이용해 충전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 정세희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30대 전기차 이용자 최 모씨는 최근 아파트 주차장 전기콘센트에 검정색 선이 나와있는 것을 목격했다. 전기차 한 대가 비상용 휴대용 충전기로 충전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급한 일인가보다 생각했지만 전기 사용은 일주일 내내 계속됐다. 최 씨는 “결국 차주가 공용전기콘센트 자리를 독차지 해버려 관리소에 항의를 했고 이용자에게 사과를 받고 일단락됐다”고 전했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기를 훔치는 도둑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도전(盜電)이다. 이중 공용건물 콘센트에 비상용 충전기로 전기를 이용하는 이들을 말한다.

전기차의 충전기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용충전기, 차주가 휴대하며 전기차 전용 콘센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동형 충전기, 그리고 유사시 220V 전원에 연결해 사용하는 비상용 충전기가 있다.

급한 경우에 사용해야 할 비상용 충전기를 수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 것이다. 전기 도둑의 등장에 일부 아파트 공용주차장은 전쟁터가 됐다. 상습적인 전기차 무단 충전이 늘자 공용 전기 콘센트를 아예 충전을 못하도록 공용콘센트를 막아놓은 경우도 많았다. 결국 피해는 입주민들의 몫이었다. 정말 급할 때 콘센트를 써야 하는 사람들이 전기를 쓰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가 공용 전기를 이용해 충전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가 공용 전기를 이용해 충전하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기차 이용자들은 인증 받은 전기차 충전기를 상용하면서도 ‘전기 도둑 ’이라고 오해 받을까봐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차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기차 이용객이 아니라면 개별 요금 부담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아닌지 구별하기 힘들어 도둑으로 의심하기도 한다”는 호소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전기 도둑의 등장에 혼란이 지속되다 보니 지자체가 나서 중재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서울시는 허가된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는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만들어 배포했다. 전기차 충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전기차 충전기를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전기차 이용객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전기차 도전 행위에 대한 규제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절도죄를 적용할 수 있지만 입건되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이민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사무총장은 “아직까지 전기차 도입초기라 법과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상황이지만 캠페인이나 홍보를 통해 전기차 충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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