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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램 시장, 이걸 알아야 세계 1등 기업 보인다[TNA]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D램(Dynamic Random Access Memory) 시장 세계 점유율 1위는 어디일까? 삼성전자다. 2위는? SK하이닉스다. 3위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이들 3개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95%에 이른다. 3개 기업이 사실상 세계 D램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이 ‘D램 삼국지’에서 3개사가 최근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바로 ‘4세대 10나노급(1a)’ D램이 그 주인공이다. 간단히 말해, 이걸 선점해야 향후 D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단 얘기다.

SK하이닉스 M16 전경 [ SK하이닉스 제공]
◆10나노급? 넌 누구냐?

우선 10나노급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회로선폭이 10나노미터(nm)란 뜻으로, 10나노는 머리카락 굵기의 1만2000분의 1 정도라 보면 된다.

같은 10나노급이더라도 공정에 따라 1세대(1x), 2세대(1y), 3세대(1z)로 나뉜다. 1세대는 10나노대 후반(18~19나노)이고 3세대는 10나노대 중반(14~16나노) 공정이다. 2세대는 그 중간쯤이다. 간단히 말해, 세대가 나아갈수록 10나노급 중에서도 더 미세한 공정이라고 볼 수 있다.

10나노급 4세대(1a)라는 건 10나노대 초반의 미세 공정을 의미한다. 기존 3세대 제품보다 집적도나 전력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 제품으로, D램 업계에서 차세대 D램으로 꼽힌다.

지난 1월 말 세계 D램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바로 마이크론 때문이다. 세계 3위인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4세대 10나노급 D램을 출하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보다 집적도에서 40%, 전력 효율성에 15%가량 향상된 차세대 D램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선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셈이다. 기술력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고 자부했으나, 어느 순간 마이크론이 성큼 한국의 D램 1, 2위 업체를 추격했다는 신호가 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1.9%로 1위, SK하이닉스가 29.4%로 2위, 마이크론이 23.1%로 3위다.

◆역전의 한방, EUV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1, 2위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마냥 당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다 계획이 있다. SK하이닉스는 1일 M16을 준공하면서 여기에 4세대 10나노급 D램을 생산하기 위해 EUV 장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EUV 공정은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공정으로, 기존 공정 기술인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의 길이가 10분의 1 미만이어서 반도체 회로 패턴을 훨씬 세밀하게 제작할 수 있다.

EUV는 대당 가격이 1500억~2000억원에 이르는 장비로, 초미세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필수로 갖춰야 할 장비다. 사는 것도 부담이지만, 설치에만 6개월이 걸릴 정도로 시간도 오래 걸린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월부터 설치 작업에 돌입했고, 하반기에나 양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EUV 장비를 도입, 4세대 10나노급 D램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까진 올해 안이라고만 밝혀 놓은 상태다. 물밑에선 두 회사가 양산 개시 시점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비록 상용화 시점에선 두 업체가 마이크론에 뒤졌지만, 아직 기술력에서도 마이크론이 앞섰다고 보기 힘들다. 왜냐면 마이크론은 EUV 공정이 아닌 기존 불화아르곤(ArF) 공정을 도입해 생산했기 때문이다.

10나노급 초반까진 ArF 공정으로 대응하더라도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에는 EUV가 없인 불가능하다. 게다가 EUV는 전 세계에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장비로, 주요 반도체마다 한 대라도 유치하려고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다소 양산 시기가 늦더라도 EUV 공정을 하루빨리 도입해 경험치와 기술력을 쌓는 게 미래 경쟁력으론 우위를 점할 방법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상용화 시기보다 EUV 공정 도입에 더 신경을 쓰는 이유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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