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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의 미래, 인공지능에 걸었다…‘알파고’ 개발자에 새 역할 기대
구글, AI 전문가 팀닛 게브루 박사와 결별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AI 정책 부책임자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의 CEO 순다르 피차이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미래를 인공지능(AI)에 걸기로 했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 투자가 뒤따른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알파벳 경영진이 고심 끝에 이렇게 결정했다며,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가 경영상 가장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저명한 AI 전문가 팀닛 게브루와 지난달 결별했다. 스탠포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그 학교의 AI연구소 몸담아왔던 게브루 박사는 지난 2019년 구글에 입사해 AI윤리사업부 공동팀장으로 일해왔다.

WSJ는 결별 배경에 대해 게브루 박사가 구글의 인공지능 관련 정책을 비판하고, 동료들에게 불평한 탓이라고 전했다. 게브루 박사는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구글이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무관심하고, 슈퍼컴퓨터 구축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피차이 CEO는 관련 사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면서 향후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AI 기술개발 관련 공백은 당분간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 등이 맡을 전망이다.

저널은 해당 사안을 잘 아는 인사를 인용,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지난 2019년 8월 소속 직원들에게 횡포를 부렸다는 사유 등으로 권한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구글은 관련 사건 조사를 외부 로펌에 아웃소싱한 결과 술레이만에게 구글 AI사업부서의 다른 역할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딥마인드와 구글이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술레이만은 개발 훈련을 수행하게 되고, 사내 대규모 팀 운영을 맡지 않기로 했다. 현재 술레이만의 구글 내 역할은 AI 정책 부책임자로서 "AI 정책 및 규율에 가치 있는 공헌을 하는 것"이다.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술레이만은 "그 조사 결과 및 처분을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딥마인드의 공동창업자로서 사람들에게 좀 심하게 대한 측면이 있고, 내 경영스타일 역시 그다지 건설적이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명백히 사죄한다"고 밝혔다.

퇴사한 게브루 박사의 상관인 구글 AI 사업부 대표 제프 딘은 트위터를 통해 술레이만에게 "우리가 좀 더 친밀한 환경에서 일하길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술레이만의 새 역할 수행 소식이나 제프 딘 대표의 트윗에 딥마인드 직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구글 직원들 2700여명은 게브루 박사 해고 이후 '구글에서 AI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음을 알리는 사건'이라는 내용의 공개 서한에 서명한 상태다. 이들은 특히 구글 내 흑인이나 유색 인종이 이런 위험에 취약하다고 명시했다.

구글은 지난 주 게브루 박사의 직속 상관으로 게브루 박사에 우호적 성향을 보인 AI 윤리사업부 공동대표 마거렛 미첼을 조사했다. 수천 건에 달하는 회사 문서를 다운로드해 퇴사한 게브루 등 회사 외부자와 공유했다는 혐의다.

알파벳의 AI 연구 동향은 전 세계 관련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세계 AI 연구의 최첨단에 서 있는 알파벳이 어떤 방향을 정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저널은 "태동기에 있는 AI 업계에서는 공공부문은 물론 인간의 사적 영역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알고리즘과 관련해 복잡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구글은 AI 윤리사업부를 운영하면서 업계에서 윤리 규정을 갖고 연구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피차이 CEO는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싱크탱크 주최 컨퍼런스에서 "기술만으로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을 갖출 수 없다는 수 많은 선례가 있다"면서 "AI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어마어마한 효용을 가져다줄 것이지만,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잠재돼 있는 AI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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