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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선박 나포는 나 몰라라…되레 동결자금 해제 압박
최종건 외교차관, 이란 외무장관·중앙은행 총재 연쇄 접촉
이란 외무장관 “선박 기술적 사안…정치화 않도록 해달라”
한국 국적의 유조선 '한국케미'가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함정들에 의해 나포되는 모습.[타스통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만난 이란 외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나포 한국 선박 석방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면서 동결자금 문제 조기 해결만을 촉구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의 조기 석방을 촉구한 최 차관에게 “기술적인 사안”이라며 “법적·사법절차 틀에 따라 사안이 다뤄질 것이다. 문제를 정치화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11일(현지시간) 테헤란의 이란 외무부에서 무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예방했다.

최 차관은 억류된 한국 선박인 'MT한국케미'호의 조기 석방을 촉구했지만, 자리프 외무장관은 “우리 손을 떠난 문제”라며 한국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자금 문제를 푸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한국 시중은행들의 불법적인 행위(자금동결)는 한국과 이란의 관계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졌다”고 지적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계속해서 “빠른 시일 내에 자금동결 문제를 풀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문제가 지속될 경우 이란 의회까지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최 차관은 동결자금 문제를 국제규범 틀에서 최대한 빨리 풀고자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11일 테헤란에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오른쪽) 이란 외무차관을 만나는 최종건(가운데) 외교부 1차관. [이란 쇼루]

최 차관은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대금 문제를 풀기 위해 이란중앙은행 총재와도 면담을 가졌다. 압둘 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 자리에서 “한국이 이란의 자산을 동결한 것은 큰 실수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은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며 “협상이 결과를 내는 데 실패하면 법적인 절차를 계속하겠다”고 압박했다.

헴마티 총재는 동결자금이 한·이란 관계의 걸림돌이라면서 “곧 물러나는 미국 행정부의 압력에서 독립적으로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현재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는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약 70억 달러(약 7조7690억원) 상당이 예치돼 있다.

이란산 원유수입과 국내 수출업체의 대이란 수출지원을 위해 사용됐지만,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파기하고 대이란제재를 복원하면서 운용이 중단됐다.

미국과의 특별 승인없이 자금을 운용하면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최 차관을 포함한 우리 교섭대표단은 억류 문제를 풀기 위해 이란의 고위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시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차관과 교섭대표단은 이란 행정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최고지도자 측과의 접촉도 시도해가며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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