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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차별"vs"사업하지 말라는 거냐" 중대재해법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8일 본회의 통과 이후로도 재계·노동계 양측 모두 반발
이낙연 "양쪽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 낼 수도 있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 한계"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5인 미만 사업장이 빠져서 참담하고 분노를 참을 수 없다." - 고(故)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모든 책임을 기업에 지우고 과도한 형량을 부과한다" - 대한상공회의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법안에 대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법이 과도하다", 노동계에서는 "법이 크게 후퇴했다"며 각각 비판하고 있는데요.

재계와 노동계 양측의 반발이 계속될 전망인 만큼 향후 보완·개선 과정에서도 역시 첨예한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통과된 중대재해법을 요약하면, 산업재해나 사고로 노동자가 숨질 경우 해당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도록 한 법입니다. 법인이나 기관도 5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나 경영자는 대상에서 제외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재계와 노동계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먼저 재계의 반응입니다. 중대재해법이 기업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과한다는 지적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이번 입법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산재의 모든 책임을 기업에 지우고 과도한 형량을 부과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강한 유감과 함께 향후 발생할 부작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원인과 예방 방안에 대한 충분한 숙고없이 전적으로 기업과 경영진에게만 책임과 처벌을 지운다. 국회와 정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논의에 즉시 착수하길 바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이어 '공정경제 3법'과 중대재해법까지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경영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고용과 투자 등 실물경제 기반이 약화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선진 경쟁국 사례를 토대로 법 시행 이전에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합헌적·합리적인 법이 되도록 개정을 추진해주기를 바란다"

반면 노동계는 5인 미만 사업장 제외가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죽음과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죽음이 다르지 않음에도 5인 미만 사업장을 중대산업재해에서 전면 제외해 '죽음의 차별'을 만들었다. 5인 미만 사업장 300만명 노동자는 죽어도 괜찮다고 공인해준 것."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또 다른 편법과 꼼수를 통해 중대재해를 유발한 자들이 법의 그물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뻔히 보인다. 법을 빠져나가기 위해 사업장을 쪼개 가짜 50인 미만,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 속출할 것이다. 중대재해 피해자는 계속 발생할 것이고 실질적 처벌이 어려워질 것."

중대재해법 제정을 위해 고 김용균씨 어머니 등과 단식투쟁을 해온 정의당은 어떨까요?

정의당은 입장문에서 "거대양당의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 제정 취지가 훼손됐다. 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면서도 "그럼에도 헌정사상 처음으로 일터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확인하고,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쉽지만 헌정 사상 최초의 발걸음을 뗐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모습입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어떨까요.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중대재해법이 노동계, 경제계 양측의 반발을 받고 있다. 의견이 분분한 사항을 조정하고 합의하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의 힘이지만 양쪽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 낼 수도 있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 한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부족하지만 중대재해를 예방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로 삼고 앞으로 계속 보완, 개선해 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이 보완·개선이 재계가 원하는 방향일지, 노동계가 원하는 방향일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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