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치권이 당면한 과제는 단연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다. 특히, 재보선을 교두보 삼아 정권탈환을 노리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승부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선거가 시작되기 전 오만한 것 아니냐 볼 수도 있겠지만, (2승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서울·부산 모두 승리를 자신했다.

지난달 30일 국회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그는 “서울·부산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의 범죄 행위로 생긴 것이고, 두 전직 시장의 시정평가도 좋지 않다”며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실정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이런 선거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우리당은 존재 의의를 찾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듯 벌써부터 야권에서는 출사표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도전장을 던진 인사만 서울, 부산 모두 각각 10여명에 육박한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태다.

자연히 단일화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외부인사들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한꺼번에 경선을 치르는 방식, 국민의힘 후보를 뽑은 후 외부인사와 경선해 최종 후보를 정하는 방식 등이 다양하게 회자된다.

주 원내대표는 “야권이 단합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며 “단일화 방식에 대한 정리가 남아있는데, 시간이 가면서 하나로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단일화 방식을 어떻게 하든, 가장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야권 단일화에 뚜렷한 지향점이 없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집권을 포기한 정당은 어느 한 편만을 우군화하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수권정당이 되려면 뚜렷하게 어느 한 쪽만을 지향해서는 안된다”며 “경제정책에서도 친기업적이라고 해서 반서민적일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포용성’과 ‘확장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야권 대선후보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거론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윤 총장의 지지율이 반문(反文) 정서에 따른 표출이고, 향후 야권에 대한 지지로 넘어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현직 검찰총장을 상대로 여론조사 1등이니 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윤 총장이 (대선후보)상수(常數)로 거론되는 것은 썩 나쁘지 않다”며 “향후 대선은 결국 기호 1, 2번, 여야 간의 대결이 될 것으로, 윤 총장이 후보가 된다면 (지지율이) 그대로 남아있고, 안 된다면 우리당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로마가 오래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포용성 덕분”이라며 “(서울시장, 대선 후보로 외부인사가 뽑힌다면) 당 안에 있는 분들의 기분이 유쾌하진 않겠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을 성찰해야지 ‘내 성에 들어오지마’ 한다면 발전이 없다”고 했다. 그는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은 좋은 징조다. ‘안 되는 집’에 누가 들어오려고 하겠나”라며 웃었다.

다만, 지도자를 뽑을 때 단순히 ‘인기투표’식이 아닌 정치적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국정을 경험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나라가 카리스마형 대통령, 인기 위주의 대통령을 뽑는 것이 국정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영으로 갈라져 싸우다가 어느 날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도 전문영역이고 경륜과 생태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화합형, 조정형, 민주적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국회 생활을 오래 한 사람 중에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