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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팍팍해진 삶…새해벽두부터 담배·술 더 찾는다[언박싱]
코로나 탓에 삶이 팍팍해져
신년계획 보다 담배·술 찾아
관계자가 한 편의점에서 담배를 집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새해가 다가오면 늘상 하는 일이 있다. 담배를 끊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등 신년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물론 늘상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긴 하지만, ‘올해는 꼭 이루리라’며 마음 속으로 다짐하며 다시 한번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물품을 사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지만, 새해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이들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해돋이 명소는 모두 폐쇄되고, 대표적인 행사인 타종 행사도 취소되다 보니 예년보다 신년 느낌이 다소 흐릿해진 탓이다. 덕분에 매년 신년 계획을 세우는데 필요한 다이어리 대신 코로나 현실에 그나마 위안을 주는 술과 담배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연초 ‘다짐 상품’ 보다 주류·생필품 더 팔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대. [연합뉴스]

5일 편의점 이마트24의 올초(1~3일)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새해에 많이 팔리는 소위 ‘다짐 상품’보다는 주류나 생필품이 더 많이 팔렸다.

지난해에는 새해 계획을 세우기 위한 필기구와 노트, 부모님이나 친지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봉투는 각각 119%와 59%, 87% 판매가 느는 등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들 품목의 매출이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쳤다. 지난해 다이어트에 필요한 샐러드가 2.3배(신장률 128%) 더 팔리고 금연과 연관이 있는 은단(54%), 캔디(49%), 젤리(46%), 껌(40%) 등도 두 자릿 수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판매 신장률은 저조했다.

반면 술 소비는 오히려 늘었다. 소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량(98%) 팔렸고, 맥주와 민속주도 각각 81%, 85% 더 팔렸다. 연초 다이어트 바람으로 판매가 주춤해야 할 대용량 음료(흰우유·과즙·탄산음료)도 68%나 매출이 늘었다. 이와 함께 가정간편식(HMR, 71%), 봉지면(49%), 즉석밥(43%) 등 생활 먹거리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주류·담배 지출액도 역대 최대

술과 담배 관련 매출은 지난해에도 어마어마했다. 국내 소비자의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높아졌을 정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 가운데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4조2975억원이었다. 이는 1970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가장 많은 액수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봤을 때도 관련 소비는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 월평균 가계지출 가운데 주류·담배 지출액은 4만2980원이었다. 이 역시 지난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았다. 품목별로도 주류(1만9651원)와 담배(2만2239원) 역시 각각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하자 심리적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담배나 술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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