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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M&A 키워드는 ‘엑시트·구조조정·카브아웃’
PEF 엑시트 시기 도래 매물 대거출회
대기업 비주력사업 정리·신사업 투자

코로나19 여파로 인수합병(M&A)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일었던 지난해를 딛고 올해는 다양한 딜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M&A를 위한 실사와 적정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웠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적 충격 또는 수혜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실제 M&A까지 이어지는 딜 기회가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M&A는 크게 ▷PEF 장기 보유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엑시트’(투자회수) ▷산업 재편 취지의 ‘구조조정’ ▷대기업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카브아웃’(carve-out, 비주력계열사 매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투자’ 등의 키워드로 전망해볼 수 있다.

‘조 단위’ 엑시트 채비하는 PEF = 올해는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IMM PE 등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장기 보유 포트폴리오가 대거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PEF 운용사들은 투자 시점으로부터 통상 4~5년부터 엑시트를 조율하는데, 올해 매물이 몰릴 전망이다. 대형 PEF가 키워온 매물인 만큼 조 단위 딜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IMM PE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 매각을 본격화했다. 앞서 IMM PE는 2015년 대한전선을 인수한 후 지난 5년간 계열사 정리와 수익성 개선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진행해 왔다. 대한전선은 최근 대형 초고압 케이블 수주가 잇따르며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잠재적 원매자로는 1위 전선업체인 LS전선 등이 거론된다.

IMM PE는 또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 공개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인수후보 쇼트리스트(최종명단)을 확정한 데 이어 1분기 중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4년차인 두산공작기계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공작기계는 2018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회수 계획이 무산되면서 2019년 매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반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되면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쌍용양회 두 회사도 올해 매각이 점쳐지는 포트폴리오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 분야 글로벌 점유율 2위 업체로, 배터리 열 관리가 필수적인 전기차 핵심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테슬라 등 전기차 수혜주로 꼽힌다. ‘그린뉴딜’ 관련 업체로 각광받으며 엑시트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멘트 업체 쌍용양회 역시 최근 경기부양책 등 수혜가 전망돼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포스트 코로나’ 구조조정 딜 본격화 = 지난해 코로나19로 한계기업이 급증했지만 구조조정 딜은 예상 외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등 정부의 금융지원 방침이 한계기업 생명력을 연장하면서다.

그러나 올해는 본격적으로 구조조정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 부품이나 조선기자재, 여행 및 레저 등 중소중견기업 등 미들마켓에 구조조정 관련 딜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자동차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서 위기에 몰린 쌍용차는 지난해 11월 회생절차를 신청,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쌍용차는 올해 2월28일을 기한으로 새 주인을 찾는 등 구조조정 방식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 등이 매각 후보자로 거론되지만 딜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해 제주항공과의 합병 불발로 다시 시장에 나온 이스타항공도 지속 협상에 나선다. 이스타항공 역시 회생절차에 돌입하기 전 새 인수자를 찾는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을 염두에 두고 새주인을 찾고 있다. 잠재 인수후보로 여러 중견기업이 거론됐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항공업계 불황으로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기업 카브아웃도 지속…신사업 투자도 = 위기 속 기회를 찾으려는 대기업들의 카브아웃 작업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공격적으로 새 성장동력 확보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공정거래 3법 개정 이후 대기업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가 많아짐에 따라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려는 계열사 매각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매각 딜과 CJ대한통운의 중국 물류 자회사 CJ로킨 등이 지난해부터 매각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한편 공정위 제재로 매각이 공식화된 배달 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올해 M&A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최대 2조5000억원 안팎이 될 대형 딜에 신사업 진출 및 확장을 노리는 대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배달 시장 경쟁에 뛰어든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 ‘IT 공룡’ 외에도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기존 유통 대기업 관심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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