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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사면론’ 자충수 되나…결국 ‘文의 뜻’이 관건
‘통합의 리더십’ 정치적 승부수 띄웠지만
의원들 공개 비판 등 당내 반발 부딪혀
“당원 뜻 존중” 물러서며 리더십 상처나고
야당까지 “장난하냐” 비판…자충수 되나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대법 판결 이후
文대통령 판단이 李 리더십 큰 영향 줄듯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배두헌 기자] 나아가니 여당이 들썩였고, 물러서니 야당이 들끓었다. 새해 벽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내든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가능성을 언급하자 당내에선 반발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고, 이에 “당사자 반성”과 “당원 뜻”을 내세워 한 걸음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번엔 야당의 비난이 거세졌다. 당의 수장이자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공론화는 ‘대선주자 이낙연’의 승부수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최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하락세가 뚜렷했다. 같은당 이재명 경기지사는 물론 범야권의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뒤처졌다. 신년에 발표된 10여개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단 한 곳에서도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 대표가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당내 반발 가능성을 감수하고도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 든 것은 결국 이같은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 대표가 ‘통합의 리더십’으로 중도·야권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반전을 이뤄낸다면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승부수’가 단 며칠만에 ‘불발’에 그쳤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사면론에 대한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에서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논란을 더 키워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표도 오는 14일로 다가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대법원 재상고심)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섰다. 결과적으로 사면론을 꺼내든지 불과 며칠만에 다시 거둬들이면서 이 대표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당장 야당에서도 “사면을 두고 장난을 치면 안 된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승부수가 ‘불발’을 넘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박주민 의원),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것”(김남국 의원), “국민통합이 아닌 ‘정치탄압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을 것”(김성환 의원) 등 당내 공개 비판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당원 게시판 등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아예 이 대표를 윤리규범 위반으로 신고하자는 등의 비난 글이 이어졌다.

이제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간담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재상고심 판결(14일) 이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이 ‘사면론’에 대해 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지지세력의 반발을 정면돌파하며 사면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여줘야 상처입은 이낙연 대표의 리더십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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