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에코뷰 #15] 바다거북 목에 빨대? 환경문제, 감성적 접근만으로는 안돼
- 해양환경 스타트업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 인터뷰
- 해양폐기물 포집, 관리 인프라 개발로 해양환경 개선에 힘써
-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바다, 그 역할 수행하도록 지켜줘야

몇 해 전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목에 빨대가 꽂혀있던 바다거북, 그 장면을 보고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곧이어 SNS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말자는 캠페인이 유행했고 에디터도 그 이후로는 빨대를 쓰지 않고 있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NO빨대 캠페인’만으로 과연 바다는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양식용 스티로폼 부표’, 코로나 이슈로 새롭게 등장한 빌런인 ‘일회용 마스크’ 등의 점령으로 바다의 아픔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육지에 있는 쓰레기 만으로도 ‘대란’이며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망망대해는 과연 어떤 상태이고 무슨 대책이 있을까. 우리의 바다를 지켜줄 의지와 기술은 누가 갖고있는 것일까?

해양쓰레기의 추적, 수거 등을 IOT기술로 관리하는 스타트업 포어시스의 원종화 대표를 에코뷰 15번째 인터뷰이로 만났다. “회사나 기술보다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인터뷰에 응했다.”고 하는 스타트업 대표라니, 그가 그토록 하고싶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

해양쓰레기 채집, 관리 시스템이라고 해서 해상에 설치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바다가 아닌 하천에 설치한 까닭이 있나?

▶ 하천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바다에 비해 초기 발생분이며, 대부분의 쓰레기가 아직 물에 떠 있는 상태다. 이 시점이 그나마 쓰레기를 수거하기 가장 쉬운 때인데, 수분을 머금은 부유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바다로 흘러가면 심해로 가라앉게 되거나 잘게 부수어 진다. 더군다나 페트병 같은 경우에는 물에 들어가면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이 커진다. 이런 이유들로 초기 상태의 오염원인 하천을 관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봤다.

해양에서 수거된 폐기물들은 어떻게 처리되는가? 사실 육지의 폐기물도 과부하 상태인데, 해양 폐기물에게도 자원 순환의 기회가 돌아가기는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 담당하는 행정부처로만 말하자면, 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들은 보편적으로 ‘환경부’의 소관인데, 바다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는 ‘해양수산부’의 소관이다. 같은 쓰레기라도 관리감독처가 다른 셈인데, 뒷말은 생략하겠다(웃음).

해양쓰레기들이 유독 문제가 되는 이유는 쓰레기에 물든 염분 때문이다. 이 성분이 소각장의 설비들을 상하게 하는데 이런 이유로 소각장에서 받아주지 않다 보니 방치되거나 불법으로 소각되는 일들이 빈번하다. 그런 문제점들을 목격하고 쓰레기에서 염분을 빼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는데, 그 중 첫 대상은 ‘폐어망’이다. 현재 현장에선 폐어망 대부분을 다 잘라서 태워버리지만, 잘 처리하면 재활용도 가능한 순도 높은 플라스틱 소재이기 때문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라면 열분해를 통해 기름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시도 중이고, 그것도 어려운 상태라면 염분을 제거해서 소각하는 전처리 작업이라도 하려 한다.

자, 이제 사업 얘기보다도 더 하고 싶다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미세플라스틱 조사를 위해 전세계 해안을 대상으로 해수 샘플링을 하는 기관이 있다. 검출량이 많은 순서대로 기록했는데, 세계 1위부터 15위 내에 우리나라의 해안이 4곳이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주로 양식업이나 석유화학산업의 여파다.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면 안되는 이유는 뭘까. 바다거북이가 힘들어 해서? 그것들이 결국 인간의 몸으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는 인간중심의 감성적이고도 이기적인 기준인 것 같다.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지 않기 위해, 온실가스가 더 많아지지 않게 하기 위해 평형을 맞추는 일들을 끊임없이 해내고 있다. 극지방의 얼음을 녹여가면서까지 지구 온도와 에너지를 맞추고자 하는 바다 본연의 역할과 작용을 지켜주지 않으면 결국 지구도 역할을 멈추게 되지 않겠나. 결국 바다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바다를 사랑한 거제도 소년, 해양쓰레기에 혁신을…”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와의 인터뷰 풀버전은 〈에코뷰2030〉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헤럴드 CUT | 에코뷰 (에코인터뷰, 환경을 보는 눈 Eco View) - 10분의 에코인터뷰로 2030년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김알림 환경에디터 heraldec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