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는 M모사이트의 한 콘텐츠 갈무리. 이 사이트에는 총 4만여개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으며, 그중 한국어로 번역된 아동음란물 콘텐츠 갯수만 600여개에 달한다.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BL(Boys Love), 야오이(남성 동성애자가 나오는 창작물) 등 여성향 성인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돼 온 한 사이트에 아동 음란물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발견한 한 누리꾼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실에 신고했지만, 반년 넘게 지난 지금도 해당 사이트는 포털 성인 인증만으로 제재 없이 접속할 수 있다.

30일 한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이 보는 아동음란물 사이트는 차단하지 않는 방통위’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지난 5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민원실에 아동음란물이 공유되고 있는 M모 사이트를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신고 당시 그는 "아동, 청소년 성폭행을 묘사하는 만화를 공유하는 사이트를 발견했다”며 “처음 접속시 단순 동성애 만화 공유 사이트로 보이지만, 그중에는 미성년자를 강간하는 만화와 이미지도 지속 업로드되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신고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지난 9월, 방심위 담당자는 민원을 각하 처리했다. 해당 신고는 기존에 동일한 정보에 대해 심의 결정이 이뤄졌거나, 현재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현재도 아동 음란물을 이용하는 데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글쓴이는 적었다.

아동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는 M모사이트의 한 콘텐츠 갈무리. 이 사이트에는 총 4만여개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으며, 그중 한국어로 번역된 아동음란물 콘텐츠 갯수만 600여개에 달한다.

실제 해당 사이트는 구글 성인 인증만 거치면 쉽게 검색된다. 사이트에 입장한 뒤에도 별다른 인증 절차나 로그인 절차는커녕 경고 문구도 없었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총 4만여개 음란 콘텐츠가 업로드돼 있다. 일본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해외 사이트이지만, 지난 2014년 이후로는 한국어로 번역된 콘텐츠도 꾸준히 게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 번역 콘텐츠는 약 6200개로 전체 언어별 비중에서 영어(47%), 일본어(25%)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어린 남성에게 애정을 느끼는 ‘쇼타 컴플렉스’를 의미하는 ‘쇼타’ 분류를 선택하면 5000개에 달하는 콘텐츠가 검색된다. 이 중 한국어 번역 콘텐츠만 600여개에 이른다. 아동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유통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아동, 청소년 음란물인 줄 알면서 소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해당 사이트에는 ‘https(보안프로토콜)’ 방식이 적용됐다. https는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http보다 보안이 강화된 통신 규약으로, 기존 도메인네임서버(DNS), 인터넷주소(URL)를 토대로 한 정부의 불법사이트 차단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2월, 정보 검열 논란을 감수하고 https까지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이후 약 2년간 11만1123개에 달하는 불법 사이트를 차단해 왔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M모사이트를 비롯해 여전히 많은 불법사이트가 별도의 우회로를 통하지 않고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방치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신고됐던 해당 사이트에 대해 이미 지난 2019년 4월 ‘접속 차단’으로 결정하고, 국내 통신사업자(ISP)에게 ‘접속차단’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다”며 “다만 현재 접속이 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미차단 원인을 파악한 후에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심위는 국내법상 불법인 정보가 유통되는 모든 사이트에 대해 관련 법률 및 심의규정에 따라 동일한 원칙과 기준으로 심의, 의결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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