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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애말고 배달하라고 ㅠㅠ” 킥보드 배달 결국 ‘퇴출’ 된다? [IT선빵!]
[배민커넥트]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봉지 살살 흔들면서 룰루랄라 오시네요 ㅠㅠ 내 음식!ㅠㅠ”

최근 도보나 자전거, 킥보드를 이용한 이른바 ‘도자킥’ 배달이 많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누적되고 있다. 도자킥 배달은 1㎞ 안팎 단거리에서 배달 효율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배달시장의 급팽창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배달 서비스 질이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내부에서도 “도자킥이 배달업의 이미지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도보, 자전거, 킥보드 배달의 허술한 서비스 관리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킥보드로 여러 잔의 커피를 배달하는데 한 손으로는 직접 봉지를 들고 한 손으로 운전하는 사례부터, 연인과 함께하는 킥보드 배달, 보랭가방 없이 음식을 흔들면서 걷는 배달 등 다양한 목격담이 올라오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완제품이면 상관없는데 음식을 도보로? 봉지 들고 다니면서 배달? 말도 안 된다”며 “치킨을 그냥 들고 다니는 경우도 종종 봤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도자킥 배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동종 업계 내에서도 뚜렷하다. 특히 이륜차(오토바이)를 이용해 배달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배달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플랫폼업체들은 배달을 효율화하기 위해 다양한 도자킥 종사자들을 끌어들이고 이들에게 단거리 배달이 많이 배정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콜 배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운송 수단을 자전거나 킥보드로 등록하고 실제로는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자토바이’ ‘킥토바이’ 꼼수도 일반화됐다. 오토바이 종사자들이 느끼는 역차별이 도자킥 종사자들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24일, 화물차와 오토바이만을 택배, 배달 운송 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생활물류 서비스발전법(택배법)’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갈등은 더 심화하고 있다. 택배법은 화물차 이외에 최근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택배·배달 수단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화물노조의 반발로 화물차와 이륜차를 제외한 다른 수단은 법에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자전거, 승용차, 킥보드 등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 놓이게 됐다. 도자킥 종사자들은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았는데도 내년 이후 배달 플랫폼의 정책 변화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이륜차 종사자들은 “교통정리가 필요했는데 잘 됐다”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하지만 배달 플랫폼 입점 업체나 소비자들의 효용만 놓고 보면 장기적으로는 도자킥 배달이 이어져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비교적 콜 배정에서 오토바이 종사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 쿠팡이츠의 경우, 도자킥 종사자들의 참여가 적어 단거리 배달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이 대거 배달업에 뛰어든 현재로서는 서비스 질 관리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배달시장의 성장세가 잦아들면 도자킥 서비스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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