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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 맛 리뷰 믿으세요?” 조작 유혹에 빠진 사장님 [IT선빵!]
황당무개 이유로 낮은 별점…가게 이미지·매출↓
별점테러 신음하다 조작 유혹…1건에 3~5천원
조작단 구인 공고 쉽게 검색…음식 사진까지 제공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리뷰 폐지가 답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의 리뷰 기능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음식 사진이나 맛 평가가 다른 이용자들의 메뉴 선택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공짜 서비스를 노리고 별점 테러를 하는 ‘블랙 컨슈머’들이나 돈을 받고 긍정적 평가를 올리는 ‘리뷰 조작단’이 적지 않아서다.

'스푼 필요없다' 해놓고 "숟가락도 안 줘? 황당! 별2개!"

최근 관련 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앱에 황당한 악성 리뷰를 올리는 ‘진상 고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자영업자들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고객은 본인이 직접 ‘스푼 필요없음’ 란에 체크를 했음에도 불구, “왜 스푼을 안줬냐. 아이와 즐겁게 (포장을) 풀고는 황당했다”고 해당 업체에 낮은 점수를 매겼다. 통상 매운맛 메뉴인 ‘핫 크리스피 치킨’을 시켜놓고 “핫 크리스피 치킨의 ‘핫’이 뜨겁단 의미인 줄 알았지 매운 건 줄 몰랐다. 실망했다”며 별점을 1개 주는 사례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자신의 주문 실수를 바로잡아주지 않았다며 가게를 탓하는 황당 사례도 있다. 한 이용자는 “짜장 1개와 짬뽕 1개를 주문하려 했는데 짜장 2개를 잘못 클릭했다”면서 “짜장 2개를 시키는 경우 많지 않은데 사장님의 센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해당 이용자는 별점 3개를 줬다. 낮은 별점의 이처럼 이유가 합당한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평균 별점은 깎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낮은 별점 신음하다 '리뷰조작' 유혹…불공정 구인구직 횡행

더 큰 불신은 ‘리뷰 조작’에서 비롯된다. 매출 부진의 원인을 낮은 별점에서 찾는 일부 점주들은 ‘리뷰 조작’의 유혹에 노출된다. 실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리뷰 조작’ 키워드로 검색하면, 배달앱 리뷰 조작 방법을 문의하려는 점주들을 기다리는 채팅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통상 리뷰 한 건당 3000~5000원 수준으로 활동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리뷰는 어떻게 조작될까. 복수의 채팅방을 취재한 결과 ‘주문은 하지만 배달은 받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무 방식은 ▷마케팅 대상 입점업체 부근으로 주소를 임의 조정한 뒤 음식을 주문하고 ▷주문 시 ‘가게사장님께’란에 “리뷰 이벤트 참여합니다” 등 업주가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암호 메시지를 남겨 실제 배달이 이뤄지지 않도록 조치한 뒤 ▷배달완료로 ‘처리’된 이후 일정 시간 내 리뷰를 올리면 된다. 활동비는 리뷰 한 건당 약 1000원이 평균이다. 생생한 리뷰를 위해 음식 사진도 업주로부터 제공받아 전달하겠다고 채팅방 관리자는 설명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갈무리

배달 플랫폼들이 허위 리뷰를 근절하기 위해 AI 시스템 등을 도입한 최근, 바이럴 업체들은 보다 진화한 업무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방금 서울에서 주문한 이용자가 부산, 대구에서도 주문을 내고 허위 리뷰를 작성할 수 있었다. ‘A아파트 1533호’ 같은 어색한 주소로도 허위 리뷰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이같은 방식으로 리뷰를 올린 리뷰어 다수가 적발돼 리뷰 작성 권한을 잃었다. 이에 하루 최대 6건 내에서 ‘그럴듯한 주소’를 입력하고 주문해야 한다는 지침이 일반화됐다.

물론 이같은 허위 리뷰를 근절하기 위해 배달 플랫폼들은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리뷰 검수 전담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는 검증을 통과할 경우에만 정상 노출되도록 후속 조치를 취했다. 상반기에만 약 7만 건의 의심 사례를 적발했고, 일부 바이럴 업체에 대해서는 경찰 고소까지 단행했다.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서비스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역시 허위 포토리뷰를 자동 분류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럴 업체들의 수법이 진화하면서 허위 리뷰가 근절됐다고까지는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리뷰 알바를 모집한다며 오픈채팅방을 개설한 한 운영자는 다른 바이럴 업체의 일은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거나 지역을 한정하기도 했다. 예컨대 ‘서울 서초구’ 식당만 대상으로 리뷰어 활동을 하도록 안내하는 식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 경우 리뷰어에 대한 활동 보수는 평균보다 2~3배 높은 2500~3000원으로 책정된다. 3000원의 활동 보수를 제시했던 한 채팅방 관리자는 “우리가 관리하는 업체만을 대상으로, 고정적으로 하루에 1~2건씩 정성적으로 리뷰해줄 인력만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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