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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사 코앞 진출? SK넥실리스에 일진머티리얼즈 “소송도 불사”
일진 공장 위치한 말레이시아에 SK넥실리스 진출 검토
인력, 노하우 빼가기 반발에 SK 측 “수요 대응 차원”
동박 수요 급증에 경쟁 치열…일진 “피해 발생 시 법적대응”
동박(일렉포일) 생산 모습 [일진머리티리얼즈 제공]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동박(일렉포일) 공장을 두고 벌인 일진머티리얼즈(대표 허재명·양점식)와 SK넥실리스(대표 김영태)간 신경전이 소송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일진머티리얼즈가 2017년부터 터를 닦고 지난해 1월 완공한 말레이시아 공장 인근에 SK넥실리스가 동박 공장 설립을 검토하면서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만든 막으로, 인쇄회로기판용과 배터리용 등으로 나뉘며 IT 분야에서 널리 쓰인다. 2차전지 필수소재다보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9년까지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던 것을 일진머티리얼즈가 국산화하면서 일본 의존도를 낮춰갔다. 얇고 넓고 균일할수록 성능이 높아지는데, 그 수율이 제작 현장의 온도와 습도 뿐 아니라 기술과 근로자의 숙련도 등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경쟁사 인근에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SK넥실리스의 저의가 협력사 및 인력 빼가기에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일진 측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SK넥실리스가 해당 지역은 온·습도가 높아 동박 생산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파다했다”며 “몇 년 사이에 이런 평가를 뒤집고 경쟁사 인근에 공장을 짓는다는걸 경영상의 판단으로만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SK넥실리스의 전신인 KCFT가 일진의 익산공장 인근인 정읍에 공장을 세웠던 1990년대 후반에도 기술자 빼가기와 협력사를 통한 노하우 빼가기가 횡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SK넥실리스는 수개월 전부터 동박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공장 설립을 추진해왔고, 말레이시아는 검토하는 곳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9월 현지 언론 등을 통해 SK넥실리스가 일진 공장이 위치한 말레이시아 사라왁주(州) 쿠칭시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당시에도 “검토중인 후보지 중 하나일 뿐”이라 밝혀왔다. SK넥실리스는 이르면 다음달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해외 공장 설립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진 관계자는 “향후 인력 빼가기 등 피해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 밝혔다. 피해 발생시 소송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동박의 시장성이 성장하는 만큼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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