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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 피카소’ 과야사민이 왔다
첫 한국전 내달 22일까지 사비나미술관
오스왈도 과야사민, (온유의 시대) 어머니와 아이, 캔버스에 유채, 105x176cm, 1982. [사비나미술관 제공]

‘남미 피카소’로 불리는 에콰도르(사진) 국민작가 오스왈도 과야사민(Oswaldo Guayasamin, 1919-1999)의 첫 한국전이 서울 진관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는 2019년 과야사민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과 에콰도르 양국 간 문화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한 오스왈도 과야사민 특별기획전을 19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과야사민은 1차 세계대전, 스페인 내전, 2차 세계대전 등을 겪으며 전쟁의 폭력성이 인간성을 파괴하는 참상을 담아낸 그림으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에콰도르에서는 문화영웅으로 칭송받는 작기로, 그의 모든 작품은 국가에서 문화유산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작가는 전쟁으로 점철된 20세기의 시대성을 작품에 반영해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역사, 사회현실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며 “노동자, 원주민, 빈민, 흑인 등 사회적 약자에 가해지는 불의를 고발하는 등 민중의 삶을 가감없이 표현하면서도 예술적 성취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과야사민의 학생 시절 작품을 비롯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애도의 길(1946-1951)〉, 〈분노의 시대(1960-1970)〉, 〈온유의 시대(1980-1999)〉 등이 포함됐다. 최고 수준의 유화, 소묘, 수채화 원작, 영상 자료 등 89점이 출품됐다.

기괴하게 일그러진 얼굴, 과장되게 확대·축소된 몸과 근육, 거대한 손은 엄혹한 시기를 살았던 보통사람들의 감정을 전달한다. 영문도 모른 채 가족과 친구가 끌려갔고, 죽었다. 차별받고 고문당했다. 징집당했고 처형당했다. ‘눈물을 흘리는 여인들Ⅰ~Ⅶ’연작은 전쟁 속 홀로 남겨진 여인들의 두려움과 고통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작가의 딸인 베레니세 과야사민은 “스페인 민중의 고통, 특히 여성이 겪는 불행은 당시 모든이가 공감했다. 세계 공통어인 미술작품으로 보여줬기에 세대를 뛰어넘는 호소력을 갖는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펜타곤에서 회의 Ⅰ~Ⅴ’도 나왔다. 〈분노의 시대〉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가로 세로 179cm에 이르는 대형 정사각 캔버스에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강압적인 장교, 우둔한 장군, 독재 권력자, 아무것도 모르고 전장에 끌려가는 젊은이, 스파이 등 다섯 명의 인물은 분명 군인회의 참여자들 이지만, 세계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정상회의 처럼도 보인다. 노골적인 정치비판인데도 정치적 메시지보다 인간 기저에 깔린 탐욕, 분노, 공포, 아둔함 등 감정이 먼저 다가온다. 이 관장은 “고야와 큐비즘, 멕시코 벽화 운동 선구자인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 디에고 리베라에 영감을 받은 독특한 화풍 덕택”이라고 분석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특별기획전과 연계해 19일에는 ‘평화를 위한 절망과 외침, 과야사민의 예술과 철학’을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도 열린다. 녹화 영상은 내년 1월 8일 사비나미술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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