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백신 후진국' 한국, 모더나·화이자는 1분기에도 접종 못한다…미국 등 세계는 이미 대규모 백신 접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19일 오후 주말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강남역 인근 번화가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대우·손인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지만 한국은 백신 접종 전쟁에서 한 참 뒤처지고 있다. 화이자와 얀셰, 모더나 백신은 내년 1분기에도 접종이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이미 공급 계약을 마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빨라야 내년 2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지난 14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은 이르면 모더나 백신도 접종에 나서는 등 전세계 주요 국가는 속속 백신 접종에 나서며 코로나와의 전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화이자·모더나는 빨라도 내년 2분기…아스트라제네카도 내년 2월에나 접종 가능=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화이자, 얀센, 모더나 등의 백신의 1분기 접종 가능성’ 질문에 “현재는 없다”며 “해당 업체들과 계약이 임박했으나 1분기 공급 약속을 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백신 공급계약은 분기 단위로 이뤄지고 현재 한국은 1분기부터 공급을 받도록 약속돼 있다”며 “정부로서는 2월부터 접종하고 싶지만, 1분기 중 언제 공급될지는 약속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백신 도입과 관련, 화이자 및 얀센은 12월, 모더나는 내년 1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총리는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는 “이르면 2월 늦어도 3월에는 접종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이와 관련 “한국 식약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내년 초에 사용을 허가할 것으로 본다”며 이를 거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접종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후진국’된 한국…좌고우면하다 실기=우리나라가 이처럼 백신전쟁에서 밀린 것은 좌고우면하다 실기한 관료주의 탓이란 지적이다. 백신을 과도하게 확보했을 경우 폐기 문제를 먼저 우려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확보 전략에 오판이 있었고 좌고우면하다 실기한 데 따른 부담을 국민이 떠안고 있는 셈이다.

정 총리는 이날 다른 나라에 비해 백신이 늦어졌다는 지적과 관련 “정부가 백신 TF를 가동한 지난 7월에는 국내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반면 확진자가 많은 미국이나 영국 등은 제약사에 백신 개발비를 미리 댔다. 제약사들도 이런 나라들과의 차등을 둘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백신 계약이 조금 늦어진 것”고 말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캐나다와 미국이 백신을 500%, 200% 구매한 이유도 백신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반년 뒤에 또 맞아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한 것”이라며 “정부의 지침대로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하며 거리두기를 지킨 국민들이 우리는 도대체 언제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정부만 바라보는 처지가 된 것은 결국 정부의 관료주의 행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화이자 이어 모더나도 접종…글로벌 주요국은 속속 대규모 백신 접종 합류=반면, 글로벌 주요국은 속속 백신 대규모 접종에 착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 약 1년 만에 초고속으로 백신 개발과 승인을 마무리하고 일반 대중에게 뿌리는 단계까지 진입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4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데 이어 18일 모더나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고 이르면 21일부터 접종에 나선다. 이렇게 되면 두가지 백신을 대중에게 접종하는 첫번째 국가가 된다.

미국과 이웃인 캐나다에서도 14일 화이자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접종국’ 대열에 합류했다.

앞서 서방에서는 영국이 처음으로 지난 8일 화이자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을 시작해 일주일 만에 13만7000여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접종 장소도 수십곳의 거점병원에서 시작해 수백곳의 지역보건의 병원으로 넓혀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역시 회원국 동시 접종을 제안하고 오는 27∼29일을 디데이로 점찍었다. 그에 앞서 21일께 화이자 백신 승인을 위한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독일, 이탈리아 등은 27일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며 벨기에도 그때까지 준비가 될 수 있도록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달 10일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한 데 이어 연말까지는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는 15일부터 중국 시노팜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오는 20일 의료진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의 접종을 시작하고 23일부터 일반인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바레인도 이달 4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데 이어 13일에는 시노팜 백신의 사용도 승인했다.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으로 인한 ‘백신 부익부 빈익빈’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옥스팜 보고서에 전체적으로 내년까지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인구는 세계에서 18%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도 많은 빈국에서는 내년에도 인구 중 20%만 백신을 맞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부국은 인구의 몇 배에 달하는 물량을 이미 선점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