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밤샘 대기’ 무색…정기국회 끝나도록 잠자는 1호 법안
대부분 소관 상임위 계류…법안 상정·일람에 그쳐
21대 국회 첫날, 56건 법안 발의…28.5%만 통과
강행 처리된 與 1호…절반만 통과한 野 1호 패키지법
정의당 1호 ‘중대재해법’, 12월 임시국회 통과 ‘주목’
여의도 국회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21대 국회가 시작된 지 6개월. 첫 정기국회가 끝나고 12월 임시국회가 진행 중이지만, ‘1호 법안’들의 성적은 여전히 신통치 않다. 4박5일 밤샘 대기까지 동원됐던 ‘1호 법안’ 타이틀 경쟁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주요 1호 법안들은 대부분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가 시작된 지난 6월 1일 하루동안 발의된 법안 수는 총 56건, 이중 국회를 통과(원안가결·수정가결·대안반영 폐기)한 것은 16건으로 28.5%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의안번호 2100001’을 차지한 21대 국회 1호 법안부터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으로, 보좌진들의 ‘4박5일 밤샘대기’로 더욱 주목을 모았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지난 9월 기재위에 상정된 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재위 회의록에 따르면, 이 법안은 9월22일 제1차 경제재정소위에 상정됐지만 법안 내용을 일람하고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추가발의한 법안을 병합심사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하는데 그쳤다.

제21대 국회 업무가 시작되는 지난 6월 1일 가장 먼저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직원이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사회적가치법)’ 서류를 준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의원 중 가장 먼저 법안을 발의한 것은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이 발의한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역시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24일에야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돼 유사한 내용을 담은 법안 5개와 함께 병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각 당의 ‘당론 1호 법안’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민주당이 내놓은 당론 1호 법안 ‘일하는 국회법’은 지난 9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상시국회를 제도화하고 국회의원의 상임위출석률을 공개하는 내용이다. 다만, 거여(巨與)의 단독 법안처리 강행 속 국회를 통과한 터라 빛이 바랬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당론 1호 법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코로나19 위기탈출 민생지원 패키지법‘이다. 해당 패키지법에는 총 8개 법안이 포함돼있으나, 이중 국회를 통과한 것은 4개 법안에 그친다.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가운데),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씨(맨 오른쪽), 이상진 민주노총부위원장이 지난 1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

12월 임시국회에서는 정의당의 당론 1호 법안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될지 주목된다. 현재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씨, 고(故)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 등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다.

민주당 역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1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과관계 추정, 공무원 처벌 등 세부 쟁점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법 제정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관계자는 “1호 법안이라는 것이 사실 생색내기용 법안이 많다”며 “포퓰리즘적이고 인기영합적인 내용이 많아 잠깐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실제 입법과정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1호 법안’을 위한 밤샘대기에 대해서는 “보좌관들을 줄 세우면서까지 법안을 낸다는 것이 사실 ‘갑질 법안’인 셈”이라며 “국회 업무 중 가장 비효율의 극치 중 한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yun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