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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인류역사상 가장 참혹한 ‘베르됭 전투’외

▶베르됭 전투(앨리스터 혼 지음, 조행복 옮김, 교양인)=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로 불리는 베르됭 전투의 303일의 기록. 10개월 동안 7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소모전의 전형인 베르됭 전투를 통해 제1차 세계대전 전체를 조망한다. 저자는 병사들이 남긴 일기와 편지, 지휘관들의 회고록, 신문과 잡지 기사, 독일과 프랑스의 공식 사료 등 기록은 물론 생존한 참전 군인들의 증언 등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1916년 베르됭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1915년 말, 독일군 참모총장 에리히 폰 팔켄하인은 제1차 세계대전의 교착상태를 풀고 승기를 잡기 위해 베르됭을 공격지점으로 제안한다. ‘심판 작전’으로 명명, 첫 공격에서 포격과 돌격부대를 동원, 승기를 잡은 독일군과 달리 프랑스는 상부의 지휘도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밀려드는 독일군과 맞서게 된다. 저자는 베르됭 전투를 지휘관의 냉혹함이 만들어낸 참사로 규정한다. 양측 지휘관 모두 병사들의 고통에 무감했고, 총알받이로만 여겼다. 무수한 죽음이 떠다니고 극심한 허기와 갈증, 쥐와 벼룩으로 들끓는 참호를 병사들은 “지옥”으로 기억했다. 저자는 뚜렷한 우세에도 왜 독일이 패배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이 전투가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꿔놓았는지 설득력있게 알려준다.

▶음식 철학(캐롤린 코스마이어 지음, 권오상 옮김, 헬스레터)=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계몽주의 철학자 칸트와 헤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서양철학사에서 맛이 어떻게 사유됐는지 페미니즘 시각에서 살핀 음식인문학의 고전. 전통 철학에서 미각은 낮은 인간의 속성으로 여겨 감각의 위계질서에서 촉각과 함께 아래쪽에 위치했다. 맛의 탐닉은 과잉, 유혹과 동일시되며, 도덕성 발달에서 피해야할 것으로 여겨졌다. 근대에 들어와 맛이론들이 등장하는데, 로크는 맛이 모양, 색깔 등과 같이 단순 관념에 속한다고 봤으며, 흄은 맛의 개별성과 상대성을 지적하면서도 “일반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맛의 표준이 있다고 봤다. 칸트는 그의 미학에서 맛 판단의 보편성과 필연성이 가능함을, 헤겔은 후각과 미각의 본성은 그 대상의 손실이나 변형을 요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음식이 예술 형식과 같이 미학적 상징체계를 갖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음식은 매력적인 장식성으로 그림의 대상으로, 또한 허먼 멜빌의 ‘모비 딕’,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등대로’ 등 문학 속에서 훌륭한 상징적 기능을 수행한다. 나아가 저자는 요리가 예술의 형태를 표현하며, 일상적인 식사 역시 미학적 의미를 갖는다는 흥미로운 논점을 제시한다.

▶탑의 시간(해이수 지음, 자음과모음)=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사랑의 시간을 그린 ‘눈의 경전’의 해이수 작가가 또 한 번 사랑을 얘기한다. 사랑에 빠져 있거나 상실한 이들이 겪는 시간을 미얀마의 유적지 바간의 천년 고탑에 쌓인 시간 속에서 풀어간다. 명과 연, 최와 희 네 명의 남녀는 시간과 기억이 적층되고 정지된 곳 바간을 여행하며 감춰뒀던 자신의 과거의 기억과 다시 마주한다. 바간의 2000개가 넘는 탑들에는 기도하는 사람들의 비밀이 들어있다. 천 년의 시간동안 수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그 곳에 명과 연, 최와 희도 자신들의 비밀을 더한다. 연은 세상을 떠난 연인이 이십 년 전 보낸 편지에 적힌 대로 바간의 탑에 숨겨놓은 루비 목걸이를 찾기 위해 무작정 떠나왔다. 약혼녀와 파혼하면서까지 선택한 사랑이지만 결국 그 사람과도 헤어지게 된 명,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서로의 마음을 잃게 된 최와 희. 이들은 우연히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나면서 또 다른 비밀을 만들기도 한다. 그곳에선 현재의 비밀과 과거의 비밀이 교차하고 비밀은 또 다른 비밀을 만들어낸다. 사랑이 기억되는 방식, 그 시간의 켜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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