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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여가톡톡]‘부캐’로 돈벌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김난도 교수가 2020년 소비트렌드중 가장 주목할 현상은 ‘멀티 페르소나(다층적 자아)’라고 말한 바 있다. 통상 소비트렌드 예측 시점은 전년도 10월쯤이다. 작년 10월만 해도 페르소나니, ‘부(副)캐’니 하는 말들이 다소 관념적이거나 뜬 구름 잡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2020년이 거의 다 지나간 현재, 페르소나(가면)와 부캐의 의미가 훨씬 더 가깝게, 또 실용적으로 와닿는다. 젊은이들의 모드 전환은 빠르다. 직장에 있을 때와 퇴근 후 모습이 완전히 다르고, SNS도 여러 계정을 운영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보여준다.

주목할만한 점은 부캐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캐 수입이 본캐 수입을 눌러버리기도 한다.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 이른바 ‘N잡러’의 시대다.

‘SBS스페셜’은 지난 13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새로운 수입도 만들어주는 부캐를 다뤘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수익을 벌어주는 부캐로 발전된 다양한 사례들이 제시됐다.

회계사 윤혜진(본캐)-프리다이빙 강사 ‘혜강사’(부캐), 건설회사 직장인 이동주-필라테스강사 주셉필, 직장인 이강원-테니스복에 그림 그리는 캐릭터 디자이너 이강원 등이다. 주대성 씨는 크리에이터+탁송기사+배달+대리운전 등 4개의 직업을 가진 ‘N잡러’다.

브라이언은 가수 외에도 플로리스트와 크로스핏 코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악플로 마음 고생을 할때 꽃을 만지며 위안을 받았고, 새로운 직업과 행복감까지 얻었다. 그는 이미 꽃꽂이 관련 책을 내놓았고, 수시로 꽃꽂이 클래스를 연다. 래퍼인 매드클라운은 부캐 ‘마미손‘으로 더 주목받았다.

‘N잡 시대’를 가속화 시킨 것은 주 52시간 근무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다. 평생직장은 없다. 평생직업만 있을 뿐이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N잡 활동이 가장 활발한 MZ세대는 100세 시대에 언젠가 새로운 형태의 직업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부캐가) 나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시험대)가 된다”고 했다.

MZ세대는 직장에서 승진보다는 자아 성취, 자기 성장, 안정을 더 중시한다. 직접 경험해봐야 믿는 ‘실감(實感)세대’에게 부캐는 필수처럼 다가온다. 본캐와 부캐 사이에서 고민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둘 사이에는 균형이 더 중요하다는 모법답안도 있다. RM의 솔로곡 ‘Intro : Persona’는 ‘나의 모든 모습(페르소나)이 모두 살아숨쉬는 나’라고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 평생 물어온 질문/아마 평생 정답은 찾지 못할 그 질문’.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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