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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버스터 하지만…국민의힘, 자중지란에 ‘속수무책’
민생·부동산 국민 큰 불만 불구
제1야당, 어느 하나 제동 못 걸어
전략·대안도 없이 ‘과거회귀’까지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58명 전원의 무제한 토론 참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공정경제 3법’과 노동법도 막지 못했다.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에 비판이 쏟아지고 국민들은 민생·부동산 등 현안에 불만이 크지만 야당은 어느 하나 제동을 걸지 못했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사과라는 내부 정치 문제에 발목 잡힌 채 자중지란에 빠져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야당 최후의 저항수단인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결단의 비장함마저 무색한 극도의 ‘무기력’으로 일관했다.

11일에도 국민의힘 초선 의원 58명 전원은 필리버스터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을 경찰로 이양하는 국정원법과 대북전단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처리는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새해 벽두까지 처리를 막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공수처법과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 및 제정안), 그리고 노조법 개정안 등은 이미 정부 여당의 뜻대로 처리됐다. 필리버스터 대상법안과 진행방식을 잘못 선택한 ‘전략적 판단착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민생과 재계 요구보다 정쟁에 매몰된 탓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서 민심이 크게 동요했던 임대차법 등 부동산 관련법 처리 과정에서도 반대만 했지 정작 입법을 막지 못한 것과 같은 오류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공수처법은 그동안 계속된 이야기고 또 패스트트랙까지 한 사안으로 막지 못할 것”이였다며 “차라리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중도 인사를 추천하는 전략으로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인물을 놓고 국민들을 직접 설득하지 못하고 절차적 반대에만 매달린 나머지 “발목만 잡고. 방해만 하는 야당”이라는 부정적 인식만 더했다는 비판이다.

박 평론가는 “경제 관련 입법안과 예산들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공감대를 얻어 국회를 파행시켰다면 오히려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무능과 무관심, 무전략으로 그냥 통과시켜 결국 심판받았던 과거 상황을 재현했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두고 일어난 당 내 분열도 도마에 올랐다. 입법 저지에 총력을 써야할 시점에서 당지도부는 범위도 불투명한 과거 정부에 대한 사과를 스스로 화두로 꺼냈고, 당 내에선 찬반 논쟁으로 ‘적전분열’을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야당으로선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이기는 것 외엔 여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원율·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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