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KT, 딜라이브 일부 권역 제외 인수 협상중
전체 인수시 유료방송 점유율 41.2%
공정위 불허·국회 제지 등 우려
딜라이브 채권단은 통매각 원칙 고수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딜라이브 인수전에 단독 참여 중인 KT가 정부 승인 등을 위해 딜라이브의 일부 권역을 제외하고 인수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다만 딜라이브 채권단은 남은 권역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아직까진 통매각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딜라이브 예비입찰에 참여한 KT는 딜라이브 가입자 전체를 인수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등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 독과점이 우려되는 일부 권역을 제외하고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올해 현대HCN 인수로 독보적인 1위 유료방송시장 가입자로 올라섰다. KT의 IPTV 가입자 수는 759만명으로,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가입자 308만명에, 현대HCN 가입자 130만명까지 합하면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무려 1200만명에 이른다. 시장점유율은 35.3%다.

여기에 딜라이브 인수까지 성사할 경우 가입자 수 1400만명으로, 점유율은 41.2%에 이른다. 이에 KT는 공정위 불허, 국회 제지 등을 의식해 독과점이 우려되는 일부 지역은 제외하고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티브로드를 인수할 당시 높은 점유율 탓에 상품 판매 형태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행태적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KT가 딜라이브 전체를 인수할 경우 이같은 상품 판매 제한에 더해 자회사 매각 같은 ‘구조적 시정조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권역을 제외할 경우 딜라이브의 인수가격을 낮추는데도 도움이 된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2015년 매각 당시 희망가격을 약 2조원으로 제시하는 등 눈높이가 매우 높았다. 몇 년 새 CJ헬로(현 LG헬로비전), 티브로드(현 SK브로드밴드), 현대HCN의 매각 성사로 1조원도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큐브엔터테인먼트, IHQ는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냈다.

LG헬로비전과 티브로드의 가입자당 가치는 각각 38만원, 37만4000원이었으며, 현대HCN은 36만6000원이었다. 가장 최근 딜이었던 현대HCN의 가입자당 가치를 적용하면 딜라이브의 기업가치는 약 7320억원으로 추정된다. KT의 제안처럼 일부 권역을 제외할 경우 몸값은 수천억원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T의 제안을 들은 딜라이브 채권단 일부는 가입자 분할 매각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예비입찰에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 KT에 일부 권역을 제외하고 매각할 경우 남은 권역은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는 수차례 새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매각 성사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그러나 자회사 매각 등으로 몸집을 줄이고 희망가격도 낮춘 상황에 분할 매각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