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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단·연기·취소·조기폐막…깜깜한 터널에 갇힌 공연계
‘몬테크리스토’ 20일까지 중단…‘김종욱 찾기’ 종연 결정
엄기준 옥주현이 출연 중인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여전히 깜깜한 터널 안이다. 공연계가 다시 ‘셧다운’ 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로 격상, 앞으로 3주간 대부분의 주요 공연들이 쉬어가게 됐다. 대형 공연들이 줄줄이 중단, 연기, 취소되는 것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월 말과 광복절 집회 직후 2차 확산이 됐던 8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국공립공연기관과 국립예술단체를 비롯해 민간 공연장, 민간 제작사의 공연들이 하나 둘 공연 중단, 연기, 취소, 심지어 조기 폐막을 결정하고 있다.

현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과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그날들’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8~27일까지 중단)를 비롯해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아마데우스’(8~27일까지 중단),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27일까지 중단), 백암아트홀 무대에 오르고 있는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27일까지 중단)이 잠시 쉬어간다.

클래식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8일 오후 롯데콘서트홀에서 열기로 한 김선욱의 리사이틀을 연기했다. 김선욱의 리사이틀이 연기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또한 김선욱이 지휘자로 데뷔하는 KBS 교향악단과의 협연도 연기가 결정됐다. 빈체로 측은 “아티스트와 스태프, 관객 모두의 건강을 위해 한 박자 쉬어가는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연계는 이미 지난 5일부터 2.5단계에 준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 서울시가 ‘9시 통금’을 공표한 지난 주말부터 지체 없이 빠른 결정을 내리고 있다.

앞서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고스트’(19일까지 중단),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작은 아씨들’(18일까지 중단),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몬테크리스토’(20일까지 중단),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13일까지 중단)가 중단을 결정했다. CJ ENM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남은 4회차(12월 4~6일) 공연을 모두 중단, 조기 폐막을 결정했다. CJ ENM은 “코로나19 확산 시점부터 정부 운영 방침에 따라 시설 준수 사항과 방역을 실시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향후 일정을 원활히 소화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2.5단계에서도 공연장의 운영은 가능하다. 문제는 ‘좌석 거리두기’다. 1단계에선 붙어앉기가 가능하나, 이후 단계부턴 저마다 다른 거리두기 좌석제가 적용된다. 1.5단계는 일행간 거리두기, 2단계는 한 좌석씩 띄어 앉는 ‘퐁당제’, 2.5단계는 두 자리를 띄어 앉는 ‘퐁퐁당제’가 적용된다. 통상적으로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 객석 점유율 7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한 좌석씩 띄어 앉은 2단계에서 50%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연을 할 때도 손해가 막심했던 업계는 객석의 30%만 티켓 판매를 하는 2.5단계로 다시 한 번 악몽의 시간을 만나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반짝 좋아지며 1단계로 접어들었을 때 연말 특수를 기대했는데 2.5단계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니 이제는 모든 기대가 사라진 상황이 됐다”며 토로했다. 또 다른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2.5단계는 사실상 조기 종연 조치로 볼 수 밖에 없다. 연말 특수는커녕 올해 말까지 2.5단계가 유지될 경우 많은 기획사와 작은 공연장들이 연말 폐업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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