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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원 문 닫아 스터디카페 강의 준비합니다”…스터디카페로 몰리는 학생들
거리두기 2.5단계 학원·교습소 집합금지
공부할 곳 찾아 스터디카페 찾는 풍선효과에
‘스터디카페 수업’ 등 틈새 수업도
사교육계 “대책 없는 규제…다른 거로 먹고 살아야 할 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다음날인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한 학원가 모습. 박상현 기자/pooh@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신주희 기자] 지난 8일부터 시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화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여파가 학원가를 강타하고 있다.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학원이 문을 닫자, 스터디카페 등으로 학생들이 몰리고, ‘스터디카페 대여 수업’ 등 틈새 수업 징후 역시 포착되기도 했다. 학원가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규제가 ‘집합금지’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전날이었던 지난 7일 국내 최대 규모 학원 강사 온라인 커뮤니티엔 ‘스터디카페 빌렸습니다’란 글이 올라왔다. 스터디 카페는 이번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에서 빠졌다.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학원과 교습소와 달리, 스터디 카페는 오전 5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이 가능하다. 다만 학원과 교습소의 경우도 2021년 대학입시를 위한 교습은 가능하다.

게시자는 이 글에서 “주말 하루라도 수업하려 한다”며 “직보(직전 보강)가 모두 일요일이라 어쩔 수 없이 짧게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엔 “마음 같아선 공원 벤치에서라도 만나서 직보해주고 싶다”, “수능 보기 전부터 단계를 올렸으면 이렇게까지 될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학원은 다 죽으라는 건지 불법을 찾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게시자는 해당 댓글에 “내신 기간(기말고사)만 아니라도 덜할텐데”라며 “(아직) 진도를 다 안 나간 반도 있다. 12월 29일부터 (기말고사를)보는 데도 있고, 다음 주에 시작하는 곳도 있다. (학생들을) 앉혀놓고 해도 부족한데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경기도 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 학원’이란 닉네임의 게시자도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라, 온라인 줌(ZOOM) 수업과, 소수 대면 스터디카페 수업도 준비하고 있지만, 더 깨끗하고 안전한 학원을 두고 어째서 이래야 하는 건가”라며 “정말 머리가 터질 것 같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글을 올렸다.

스터디 카폐가 대안이 되면서 학생들이 스터디 카폐로 몰리는‘풍선효과’ 역시 발생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첫날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스터디카페는 여전히 공부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2층으로 된 카페는 위아래 층을 합해 약 5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해당 스터디카페는 위아래 층 모두 일반 카페처럼 홀 형태인 공간과, 통유리로 벽을 쳐 방과 같이 구역을 나눈 룸 형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다. 아래층 홀에는 11명 정도가 모두 마스크를 한 채 저마다 노트북이나 책을 열어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카페 책상마다 칸막이는 따로 없었다.

같은 층에 위치한 총 4개의 방에는 모두 3~4명 씩 그룹으로 한 방에 들어가 저마다 공부를 했다. 커다란 통유리문을 닫아 방은 밀폐됐지만,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위층 역시 홀처럼 된 중간 공간은 12명가량이 각각 흩어져 앉아 있었다. 위층에 있는 총 10개의 방의 경우, 많은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2곳 빼고는 모두 3~4명씩 방안에 들어가 있었다. 한 대형방의 경우 10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기도 했다.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했지만, 문이 닫힌 채 창문도 열려있지 않았다. 같은 날 방문한 스터디카페 두 곳도 마찬가지였다.

공부할 곳을 잃은 대학생들도 스터디 카폐에 몰렸다. 스터디카페에서 만난 성남 분당구 거주 B(24) 씨는 “학원이 문을 닫아 공부할 곳이 없어 방문했다”며 “코로나가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공부는 해야 해서 오늘 처음 와봤다”고 말했다. 영어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B 씨는 이 스터디카페를 찾았다.

사교육 관계자들은 이번 정부 조치가 큰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학원을 가는 것은 안 되고, PC방·당구장에 가는 것은 되는 건가”라며 “형평성과 제도권 남용 등 부분에 강력히 반발하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문을 닫게 하겠다며 던진 그물망엔 빠져나갈 구멍은 어디든지 있다. 그 구멍이 좋은 방향인지, 안 좋은 방향인지가 중요하다”며 “학원이 문을 닫으면 선생님들은 결국 다른 걸 먹고 살아야 해 뭐라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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