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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확진자 지하철 동선 공개한다더니…없던 일로?
질병청 “마스크 써도 대중교통서 전파 가능성 있다”
동승자 파악 안될수록 공개해야 선제검사 등 가능
전문가 “신용카드내역·진술·CCTV 반영해 공개해야”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질병관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대해 지하철 등 대중교통 노선번호와 승하차 지역 및 일시 등을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힌 지 두달이 지났지만, 서울 자치구의 역학조사 결과에는 이같은 사항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음에도 방역당국 역시 대중교통 내 전파 가능성을 인정한 만큼, 신용카드 내역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이용동선을 최대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월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확진자 동선공개에 대해 “개인정보를 최소화하고 장소와 이동수단에 중점을 두고 적시하겠다”며 “대중교통의 경우 노선번호, 호선·호차, 탑승지 및 탑승일시, 하차지 및 하차일시 등을 적시한다”고 공표했다. 가게상호 등은 개인정보와 경제적 피해를 고려해 민감할 수 있으나, 이와 상관없는 대중교통 등의 동선도 추적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 자치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대중교통 동선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자치구별로도 차이가 크다. 영등포구가 ‘버스’, ‘택시’ 수준으로만 적시하고 있는 반면, 노원구는 지하철 승하차역을 표시, 그나마 적극적으로 동선을 공개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말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서 지하철 이동동선이 왜 공개가 되지 않냐 는 지적을 했던 기억이 난다(본지 9월4일자 ‘서울지하철 코로나 확진자 ‘0’…역학조사 대상서 빠진 ‘시민의 발’’ 기사참조)”면서도 “지하철의 경우 객차량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 부분을 특정해서 하는 것이 힘든 부분이 있고, 따라서 고민이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 방침 이후에도 확진자의 대중교통 동선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중교통 사례를 통해 확진된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으나, (전염)가능성에 대해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확진자나 접촉자 등이 스스로 어느 곳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내렸는지와 동승자가 타고 있던 것 등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추적관리가 효율적으로 되는데, 양쪽 다 어떠한 대중교통을 이용했는지 구체사항 등이 확인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밀접접촉자를 특정할 수 있으면 동선을 공개하지 않고 특정할 수 없을 경우 피해를 우려해 공개하는데, 지하철은 내부에 CCTV가 없어서 접촉자 파악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일단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있다고 전제할 뿐, 지하철 내에서 얼마나 밀접하게 접촉했는지는 파악자체가 어렵다는 얘기였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보건소 역학조사팀의 조사결과를 받아 (‘택시’·‘버스’ 등으로 간략히) 공표하는 것”이라면서도, 역학조사팀의 대중교통 동선 추적 정도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말대로 동승자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확진자 동선 공개의 실익은 크다. 현실적으로 지하철 등에서 일일이 동승자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시민들 스스로 대중교통 동선이 겹치는 경우 이를 확인해 선제 검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감염확률이 낮아진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역학조사도 손을 놓으라는 얘기는 아니다”면서 “동승자 파악이 어려우니까 확진자 동선만큼은 진술과 카드내역, CCTV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초 바이브컴퍼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지능형컴퓨팅연구실과 공동연구 결과 지하철이 마트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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