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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말의 정치 ‘한국의 맹자 언론가 이율곡’외

▶한국의 맹자 언론가 이율곡(임철순 지음, 열린책들)=율곡 이이의 삶을 언론활동을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했다. 율곡은 실제로 39세와 43세, 44세 때 조선의 언론기관인 사간원 대사간을 지낸 데 이어, 46세엔 관청 감찰기구인 사헌부 대사헌과 왕의 자문역할인 홍문관 대제학을 역임하는 등 세 기관의 수장을 두루 거쳤다. 강직한 인품이 짐작된다. 저자는 그런 이이를 ‘조선이라는 신문사의 주필’로 명명, 그가 남긴 상소와 대면 직언, 저술, 조선왕조실록의 기록 등을 통해 왕을 바른 길로 이끌어 나라를 강성하게 세우려했던 율곡의 삶을 살핀다. 정치 및 사회 전반의 개혁의 필요성을 올린 상소 ‘만언봉사’를 비롯, 군주의 길을 논한, 정론직필의 논설위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호문답’‘성학집요’ 등의 저술, 객관적인 기술과 사실 묘사 등 현장 기자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율곡은 임금을 이끌어 도에 이르게 하는 왕도정치를 실현하려 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봤다. 그러려면 왕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말을 아껴야 한다고 율곡은 ‘동호문답’에서 주문한다. 또한 공론의 중요성을 강조, 올바른 말을 해야 할, 나라의 공론을 주도하는 사림의 역할에 힘을 실었다. 율곡은 여러 번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상소를 올렸지만 선조는 이를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인생은 소설이다(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밝은세상)=발간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구해줘’의 작가 기욤 뮈소의 최근작. 이번 소설은 ‘아가씨와 밤’‘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처럼 주인공이 작가다. 소설 속 주인공 로맹 오조로스키는 열아홉 권의 소설을 발표, 모두 베스트셀러가 된 인기 작가다. 다만 그의 눈앞의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로맹의 소설은 상업적 성공을 거뒀지만 꼬리표가 붙는다. 어느 새 이미지가 고정된 로맹의 작품은 더 이상 화제거리가 되지 못한다. 주위로부터 왜 파격적 시도를 하지 않는지, 상상력의 한계가 온 건 아닌지 의문의 눈초리를 받게 된다. 로맹은 이름을 바꾸고 선입견을 불식시킬 새로운 영역의 소설에 착수한다. 그 구상은 성공해 새로운 작가가 탄생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면서 위기를 맞는다. 소설은 액자소설로 구성, 로맹이 쓰는 소설이야기가 겹쳐진다. 로맹은 소설을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가고자 하는데, 소설의 주인공을 통해 길을 찾아간다. 바로 인생의 위기 역시 상상력을 발휘해 실수를 바로 잡고 기회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욤 뮈소 식 통찰이다.

▶노래가 필요한 날(김창기 지음,김영사)=포크 밴드 ‘동물원’출신 싱어송라이터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창기의 음악 심리 에세이. 나, 사랑, 관계, 마음, 인생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진솔하게 살아온 얘기를 펼쳐가는 책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또한 불안한 현실에서 보다 행복해지는 지혜를 들려준다. 책에는 김광석과의 인연, 동물원의 노래 ‘혜화동’을 만든 사연, 아버지로부터 배운 관계의 윤활유로서의 유머, 무릎이 꺽인 날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등 따뜻한 얘기들이 잔잔한 온기를 전해준다. 나를 찾고 싶을 때, 사랑에 아프고 힘들 때, 관계가 꼬였을 때, 삶의 폭풍우에 휘청일 때 들으면 좋은 노래 77곡도 들려준다. 조바심 내지 않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말하는 김동률의 ‘출발’부터 담담하게 이별의 아픔을 풀어놓은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엄마와 딸에게 들려주는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엘튼 존, 루이 암스트롱까지 국내외 노래를 엄선,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노래는 정서적 인지적 발달에 도움을 준다. 멜로디로 말을 걸며 감정을 움직인다. 좋은이야기까지 담긴 노래는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도구가 된다고 노래의 힘을 강조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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