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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증시 백신랠리…그래서 더 불안한 미래
아탈리 ‘코로나 전환점’현재·미래 조망
세계 속이고 경제 서게 한 中에 분노
고독사회속 실업·빈곤…폭력 심화 걱정

짐 로저스 “코로나는 더 큰 위기의 시작”
주식·부동산 거품…재정적자가 신호
“스스로 공부해 아는 것에 투자” 조언
“세계 일자리의 3분의 1이상이 위협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전문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직종, 중산층이 주로 종사하는 직종들이 더 위험하다.(…) 직원 열 명 미만의 기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 젊은이들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생명경제로의 전환’에서)

세계 증시가 곳곳에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만 나오면 이내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과연 우리 앞에 그런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까? 전문가와 석학들은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

유럽 최고의 석학 자크 아탈리가 바라보는 현재와 미래는 첩첩산중이다. 아탈리는 지난 5월 말, 저서 ‘생명경제로의 전환’을 펴냈는데, 그는 “이 전투의 전반전이 끝났다 싶은 지점에서 상황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는 것이 유익하다는 생각”에서, 우리가 더 잘할 수도 있었을 일들을 차분히 되짚어 보는 과정으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팬데믹 초기 패닉상태에서 많은 나라들이 민주국가 한국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문을 닫는 독재국가 중국의 방식을 채택했다는 데 분노를 나타냈다.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1월부터 전략을 수립하고 여론을 설득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너무 늦지 않게, 마스크와 진단 검사 키트를 생산하도록 독려했다며, 덕분에 사회전체가 잠정적인 무덤 속에 갇히는 국면은 피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탈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일지를 날짜별로 공개하며, 중국의 바이러스 대처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발생 초기 충분히 관리 가능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언로를 봉쇄, 세계를 속였다며, 이어 세계 인구의 절반을 격리시키면서 세계 경제가 멈춰서게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여기에 다른 국가들이 중국 모델을 따르면서 전 세계는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격리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경제가 유례없는 자발적인 정지 상태에 이르렀고, 이는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경제적 ·사회적·정치적 위기를 야기하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격리를 선택, 집단 경제가 멈춰선 상태를 고독 속에서 쇠퇴하는 ‘고독 사회’로 부른다.

각국의 경제 위기는 현실화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가 무너지면서 대량실업, 양극화 , 불평등, 빈곤, 폭력이 심화되는 상태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이번 팬데믹으로 2억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으며, 적어도 20억 명의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2020년 3월 이후 인구의 4분의 3은 수입이 감소했다. 인구의 3분의1은 지난 5월 말 각종 요금 청구서조차 제대로 결제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가장 취약계층이 대가를 치르고 이어 중산층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지구촌 취약 국가들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영양실조를 겪은 아프리카 인구는 지난해 보다 3배 더 많아졌다. 코로나로 식량수급이 어려워진데다 메뚜기떼와 홍수로 동부아프리카는 더 힘들다.

각국의 재정 부채 급증도 우려를 낳는다. 한편으론 안전의 이름으로 지나치게 국가 주도적인 지시를 내리고, 민의를 대표하는 기관들의 직무활동을 제한하는, 또 다른 독재에도 그는 우려를 나타낸다.

아탈리는 앞으로 세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제시하는데,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욕망을 접고 ‘생명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적자생존식·이기주의적 시스템 대신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전, 자유의 보장을 도모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생명경제는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목표로 한다. 기후, 환경, 건강, 쓰레기 관리, 상하수도 관리, 스포츠, 섭생, 농업, 교육, 클린 에너지, 디지털, 주거 문화, 보험 등의 분야를 포함한다. 그렇다고 성장을 멈추라는 얘기가 아니다. 생산하되 다른 방식으로, 다른 것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생물 다양성 보호는 생명경제와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산림 파괴, 야생 영역 축소 등은 질병 확산 위험도를 높인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가운데 가장 최악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예측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최악만큼은 피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월가의 ‘전설의 투자자’ 짐 로저스는 2008년 금융위기를 훌쩍 뛰어넘는 큰 위기가 닥칠 것을 경고한다. 최근 저서 ‘돈의 미래’(리더스북)에서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시작일 뿐 그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겨울이 오고 있다’.

그는 근거로 두 가지 신호를 꼽는다. 우선 거품이다. 1929년 대공황과 1987년 블랙 먼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계 경제위기때 나타난 위기의 전조들, 즉 주가폭락과 기업도산, 대량 실업 등이 본격화하기 직전,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무섭게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날마다 경신되는 ‘사상 최고가’에 사람들은 불나방처럼 시장에 뛰어들었다.

두 번째 신호는 재정적자다. 2008년엔 중국의 재정상태가 좋아 쌓아둔 돈을 풀어 어떤 의미에선 세계 경제를 구했지만 지금은 중국마저 국가 부채가 증가하고 기업이 연달아 도산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인도의 경우, 수많은 채무불이행이 일어나고 있고 거대은행이 파산했다. 미국은 지난 6개월 동안 역사상 가장 큰 빚을 지고 있고, 재정이 튼튼하기로 유명한 독일 최대 민간은행 도이치뱅크를 비롯, 유럽의 각국 은행들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동치는 경제 환경에서 평범한 개인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월가에서 50년 이상 현역 투자자로 활동하며 10년간 수익률 4200%를 달성한 로저스는 오랜 경험에 바탕한 투자의 비밀을 들려준다.

그가 강조하는 투자의 원칙은 오히려 위기일 때, 사람들이 뭐든 내놓으려 할 때 잘될 것 같은 대상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하고 찾아내 자신이 잘 아는 것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자신 남의 말을 믿고 투자한 건 대부분 실패했다고 말한다. 반면 1973년 베트남전쟁이 끝나면서 미국의 방위산업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2달러에 불과한 사실상 도산상태인 록히드에 투자해 100배의 수익을 남겼다. 이는 발품을 팔아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한 결과였다. 그는 어디를 가든 무엇이 바뀌고 새로워지고 있는지 변화에 민감해지라고 권한다. 거기에 도전과 투자가 있다는 얘기다.

70대의 나이에도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며 현역으로 뛰고 있는 로저스는 각국 정세에도 탁월한 식견을 책에서 드러내보여준다. 홍콩의 미래와 이에 따라 중국에서 떠오르는 지역,외국자본에 폐쇄적인 인도의 미래를 비롯,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한반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 옮김/리더스북

생명경제로의 전환/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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