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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스텔·빌라의 ‘두 얼굴’…실거주 매매 느는데 경매시장 ‘찬밥’
아파트 전세 품귀 대체수요 유입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 여파로
투자용 보유 수요는 메리트 급감
미분양·경매 외면 동시에 나타나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세마저 귀해지자 오피스텔과 빌라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어났다. 그런데 동시에 빌라는 경매 시장에서 외면받고, 오피스텔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 함께 펼쳐지고 있다.

왜 그럴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들 비(非)아파트에 대한 두가지 반응은 모두 맞다. 실수요자는 오피스텔이나 빌라를 예전보다 더 찾지만 투자용으로 보유하려는 이들의 수요는 줄었기 때문이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지역 10월 다세대·연립주택(빌라) 거래량은 4211건으로, 아파트 거래량(3822건)을 389건 앞섰다.

통상적으로 주택시장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가 빌라에 비해 거래량이 많은 편이나, 지난 9월부터는 빌라 거래량이 역전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9월 4002건으로, 아파트 거래량 3769건보다 233건 많다.

자연스레 가격도 올랐다. KB부동산 조사에서 서울 전체 빌라 중간값인 중위매매가격은 10월 2억7383만원으로,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경매시장에서 빌라 매물은 낙찰가율과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 빌라 경매 참가자 대다수가 임대 수익을 바라고 투자목적으로 빌라를 사는데, 임대차법과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관심도가 급감한 것이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빌라는 올해 7월부터 4개월 연속 낙찰가율과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 빌라는 지난 6월 88.63%의 낙찰가율을 보였지만 10월엔 84.66%로 4%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까지 30%대를 유지했던 낙찰률도 10월은 23.96%에 그쳤다. 다가구의 경우 10월 낙찰가율이 75.99%로 지난 7월 93.02%에 비해 17%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오피스텔은 지난 8월 12일 개정 지방세법이 시행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 수 ‘+1’로 간주한다. 즉 서울에서 실거주용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이가 오피스텔을 사들이면 취득세율 4.6%, 오피스텔 한 실을 갖고 있다가 아파트를 한 채 더 사면 취득세율 8%를 적용받는다. 오피스텔을 투자용으로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올 7월 1만2491건에서 8월 8968건, 9월 8760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오피스텔 전셋값은 상승세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전세보다는 월세 임차가 많은 편이긴 하지만, 최근 아파트 전세난으로 실수요자들이 오피스텔을 찾으면서 10월 수도권 오피스텔 전셋값은 9월보다 0.19% 상승했다. 서울은 0.17% 올랐고, 경기도는 0.25%가 올랐다.

오피스텔 면적이 클수록 전셋값 상승폭도 컸다. 수도권 기준 전용 40㎡ 이하는 0.17% 올랐지만, 중대형인 전용 60㎡ 초과 85㎡ 이하는 0.33%, 전용 85㎡ 초과도 0.21% 상승했다. 아파트의 대체재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아파트를 사지도 못하고 전세 들어가기도 어려우니 거기서 밀려난 수요가 빌라와 오피스텔로 유입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아파트 키즈인 청년층이 주거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빌라까지 구매에 나서는 것은 지금 아파트가 너무 비싸고, 아파트 전세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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