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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을 위한 동화…무민이 돌아왔다
그라운드시소 성수, 개관기념전
탄생 75주년 기념 원화전 '무민 오리지널'
"끔찍한 재난상황에서도 오늘 일에 최선을"
어린이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에게는 위로를
무민 탄생 7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가 서울 성수동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린다. [사진제공=미디어앤아트]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앙증맞은 귀, 둥근 얼굴과 볼록한 배, 귀여운 꼬리까지. 외형만으로도 관객을 무장해제 시키는 이들은 바로 '무민(Moomin)'이다. 하마라고 오해받기도 하지만 무민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트롤(도깨비)이다.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 작가 겸 화가이자 만화가인 토베 얀손(1914~2001)이 탄생시킨 동화책의 주인공 들이다.

무민이 돌아왔다. 무민 탄생 7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가 열린다. 서울 성수동 그라운드시소는 13일부터 '무민 오리지널: 무민 75주년 특별원화전'을 개최한다. 무민 원화와 삽화, 미디어아트 등 총 250여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토베 얀손의 소설을 충실히 따라간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은 무민가족과 큰 홍수'를 비롯, '혜성이 다가온다',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무민파파의 회고록', '무민의 겨울' 등 9권의 소설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소설의 주요 장면을 팝업 형태로 선보이고, 그 사이를 걸어다니면 소설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무민의 겨울'에서는 무민 캐릭터를 활용한 3D 애니메이션과 미디어아트로 구현했다. 눈 밝은 무민 팬들이라면 소설 속에서 봤던 펜화를 찾아낼 수 있어 더욱 반가울테다. 전시를 기획한 미디어앤아트 측은 "펜화와 캐릭터 원화는 핀란드 무민캐릭터스와 얀손가에서 소장하고 있는 원화"라고 설명했다.

무민 오리지널: 무민 75주년 특별원화전 전시전경 [사진=헤럴드DB]
무민 오리지널: 무민 75주년 특별원화전 전시전경 [사진=헤럴드DB]

'무민'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9년 태어났다. 작가는 첫 작업인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의 작가의 말에서 "나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동화처럼 왕자나 공주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전에 만화중 한 캐릭터를 데려와 '무민 트롤'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이후 5년 넘게 잊혀졌던 이 작품은 1945년 지인의 권유로 세상에 나오게 된다. 1948년 세 번 째 소설인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가 큰 인기를 모으며 1970년까지 여섯권의 무민 가족이야기가 완성된다. 무민이 세계적 인기를 얻게 된건 1954년 영국신문 '이브닝 뉴스'에 무민 만화가 연재되기 시작하면서다. 1969년, 1972년, 1990년 세 차례에 걸쳐 일본애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아시아에 소개됐고, 국내에서는 '마법사의 모자와 무민'이 1970년대 일어판의 중역으로 가장 먼저 소개됐다.

무민 이야기는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다. 어른을 위한 소설에 가깝다. '혜성이 다가온다'의 경우 2차 세계대전의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포격을 피해 방공호에서 외부상황과 차단된 채 살아야했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이야기의 바탕에 흐르고 있다. 긴급하고 끔찍한 재난 상황에서도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무민 가족의 모습은 당시 유럽인들의 생활태도를 그대로 담았다.

지성욱 미디어앤아트 대표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탐험하며 그 속에서 끊임없이 나와 다른 누군가와 공존하는 무민 가족의 모습에서 어린이들에게는 사랑, 모험, 공존의 가치를 어른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11월 14일까지 이어지며, 그라운드 시소 성수의 개관전을 겸한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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