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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의 '바이오 뚝심'…SK㈜, 美 실리콘밸리 바이오벤처에 300억 공동투자
실리콘밸리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 ‘진에딧’ 투자 참여
난치성 유전질환 유발 유전자 제거기술 보유
2년새 바이오테크 350억 투자…혁신기술 선점
작년 투자벤처 내달 홍콩증시 상장…지분가치 상승 기대도
최태원 회장 바이오 신성장동력 육성 가속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SK그룹 지주사인 SK㈜가 글로벌 제약사 등과 손잡고 미국 실리콘밸리 바이오벤처에 300억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단행했다.

1993년부터 시작된 최태원 SK회장의 '바이오 뚝심' 경영이 글로벌 바이오 혁신기술 선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바이오헬스를 전략적 육성 사업으로 내걸고 있어 이번 투자가 더 주목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 진에딧(GenEdit)에 투자했다. 진에딧이 A시리즈로 유치한 투자금 총 2560만달러(약 285억원) 가운데 SK㈜는 약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인 세콰이어캐피탈도 포함됐다. SK㈜가 진에딧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2018년 2월에도 15억원을 투자해 이번까지 총 45억원을 투자하게 됐다.

SK㈜가 진에딧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유전자 치료제가 신생 바이오 시장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진에딧은 2016년 미국 버클리에 설립된 유전자 치료제 개발 벤처다. 난치성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타깃 유전자만 가위처럼 자르는 최첨단 기술인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캐스9’ 효소를 체내로 전달하는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해 말에는 미국의 유전자 가위 제약기술기업인 에디타스 메디슨에 기술 라이선스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진에딧의 창업자인 이근우, 박효민 버클리대 생명공학 박사는 크리스퍼·캐스9 개발로 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버클리대 교수의 제자다.

SK㈜가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 유전자 치료제 개발 벤처 '진에딧' [진에딧 홈피 캡처]

특히 이번 투자는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실리콘밸리 바이오 벤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특히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은 선거 과정에서 오바마 케어 복원을 선언하고 조기 진단 등 정밀의학과 원격 진료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최우선으로 삼은 만큼 백신 개발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의 미국 바이오 벤처 투자는 미국 현지에서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되고 현지 투자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는 2018년 미국의 인공지능(AI) 뇌 회로를 분석하는 바이오 벤처 ‘엘비스’에도 34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엘비스는 스탠퍼드대 최초의 한국여성 교수인 이진형 박사가 2011년 설립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다. 뇌 회로를 분석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뇌전증, 치매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SK㈜의 바이오테크 투자는 바이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최태원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사 직속으로 둬 투자와 연구를 지속하게 했다. SK㈜의 글로벌 바이오 벤처 투자는 성장성이 큰 항체 의약품, 유전자 치료제, AI 플랫폼 등에 집중해 신약 개발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부터 SK㈜가 바이오테크에 투자한 금액만 350억원이 넘는다.

SK㈜의 투자는 지분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작년 60억원을 투자한 중국의 하버바이오메드는 다음달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원으로 평가된다.

하버바이오메드는 글로벌 제약사 ‘애비브’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참여해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인간 항체 유전자를 이식한 쥐를 통해 완전인간항체를 만드는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는 국내 바이오벤처인 스탠다임에도 100억여원을 투자했다. AI 신약개발을 주도하는 스탠다임은 국내 최초로 AI 솔루션으로 발굴한 약물 8건의 효능을 인정받아 용도특허까지 출원했다. 최근에는 SK㈜ C&C가 스탠다임과 함께 AI 신약 후보 물질 발굴 플랫폼 ‘아이클루 앤 애스크를 공동 개발해 자체적인 역량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SK㈜ 관계자는 “SK㈜는 첨단 바이오테크와 글로벌 제약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바이오 산업에서 혁신기술 플랫폼을 선점하고 합성 신약에서 고성장 바이오 사업으로 빠르게 확장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기술 역량을 보유한 혁신 기업들과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이 가능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SK㈜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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